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정감사가 파행을 보이고 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가 진행되던 11시20분경,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오늘 아침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의 보궐이사 임명을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과천에 있는 방통위를 방문했다”며 “자유한국당 상임위원들은 긴급의총과 방문진 이사의 일방적 선임에 대해 항의의 표시로 전원 국감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새누리당 시절인 지난해 국감에서도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 처리에 항의하고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감을 거부한 바 있다.

방통위는 지난 9월 사퇴한 유의선 방문진 이사와 이달 19일 사퇴한 김원배 방문진 이사를 대신할 인사를 임명할 계획이었고,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 10여명은 정부 과천청사에 위치한 방통위를 항의방문했다. 자유한국당은 사퇴한 유 이사와 김 이사가 지난 새누리당 시절 자신들이 임명한 인사인 만큼, 새로운 이사도 자신들이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과거 전례상 방문진 보궐이사는 현 여당이 추천해야 한다”며 보궐이사 임명을 예정대로 진행했고,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와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을 임명했다.

방통위가 이사 임명일정을 진행하자 자유한국당은 국정감사를 보이콧 했고, 방통위 소관이 아닌 상임위들도 이를 이유로 국정감사장을 떠났다. 결국 이날 오전 12시30분까지 예정돼 있던 산자위 국감은 남은 일정에 대한 상임위 간사 협의를 위해 30분 일찍 마무리됐다.

자유한국당의 국감 거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다른 위원회에 비해 산자위 국감은 원활히 진행돼 오고 있었는데, 다른 상임위 문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게 유감스럽다”며 “남은 국감일정이 차질없이 좋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산자위 상임위에서 일어난 일도 아니고 다른 상임위에서 일어난 일인데, 산자위 상임위까지 파행되는 건 너무 지나친 일”이라며 국감 일정 진행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국감은 지난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벤처부로 승격돼, 중소기업중앙회와 그 산하 기관들이 지난 2008년 공공기관에서 제외된 후 10년만에 국감에 출석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부담 완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대책 등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