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진공 국정감사에서 우원식 의원은 김 이사장에게 소상공인이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가 물었다. 이에대해 김 이사장은 “전체적인 경제여건이 회복되지 못했고, 소상공인이 사회문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 때문인 듯하다”고 답했다.

이에 우 의원은 “소진공에서는 원인 파악도 제대로 돼 있지 않고, 소상공인에 대한 미세한 대책만 내놓을 뿐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우 의원은 “1996년 유통시장 전면개방 후 대형마트가 들어서고 2000년대 중반 백화점 증가, 2010년대 중반 프리미엄 아웃렛과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점포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것이 소상공인, 골목상권 침체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소진공과 중소기업연구원이 수행한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른 골목상권 영향분석에 따르면, 한개의 복합쇼핑몰이 입점할 경우 대략 반경 10km까지 월 매출 350만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우 의원은 이 분석을 참조해 서울 수도권과 전국 6대광역시에 운영 중인 프리미엄 아웃렛, 복합쇼핑몰 운영에 따른 피해범위 지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우원식 의원이 만든 지도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에 대형유통재벌이 만든 27곳을 지도에 표시해 보면, 이미 수도권 전역이 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 아웃렛의 영향권 안에 포함돼 있었다.<자료=우원식 의원실>

전국에 프리미엄 아웃렛과 복합쇼핑몰은 총 65개다. 우 의원에 따르면 이 중에서 생긴지 오래됐거나, 규모가 크지 않은 일반 아웃렛은 제외하고, 서울·수도권에 대형유통재벌이 만든 27곳을 지도에 표시해 보면 이미 수도권 전역이 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 아웃렛의 영향권 안에 포함돼 있다.

우 의원은 “현재 운영 중인 복합쇼핑몰, 프리미엄 아웃렛만으로도 골목상권과 소상공인들이 질식하기 일보직전인데도, 아직도 복합쇼핑몰 수십개가 더 들어설 예정”이라며 “이 지도를 보면 복합쇼핑몰 규제가 이미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진공은 실제 운영 중인 전체 복합쇼핑몰을 대상으로 연구조차 진행한 적이 없다”며 하루 속히 개별 피해조사를 넘어선 종합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질의하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기이코노미

우 의원은 “일본이나 미국은 이미 복합쇼핑몰 등장 단계부터 상권파괴나 도심공동화 문제를 염두에 두고 입지규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도심 한 가운데 초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을 막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일본, 미국 선진사례라고 유통재벌 입장에 서서 광고만 했지 아예 이런 규제는 무시했다. 지금 도입해도 너무 늦은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이어 “새 정부가 벼랑 끝에 몰린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다시 살리겠다는 각오로 유통생태계의 균형 잡힌 성장정책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면서, “소진공이나 중소기업연구원처럼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의 정책 집행과 밑그림을 그리는 곳에서 활발한 사업과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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