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파행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며, 26일부터 각 상임위 회의실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27일 국감장에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볼 수 없었다. 국감일정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 꼭 그래야 했나.

자유한국당은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 선임에 반발해 26일 과천 정부청사의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방문했다. 사퇴한 2명의 방문진 이사를 자신들이 여당시절 임명했으니, 후임자도 자신들이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다. 

어불성설이다.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법적인 근거도 없고, 관행으로 굳어진 것도 아니다. 억지주장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국감 보이콧을 들고 나온 것이다. 또 지난해 자유한국당의 전신, 집권여당이었던 새누리당 또한 국회를 통해 적법하게 통과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에 항의하며 국감을 파행으로 몰고간 전력이 있다.

장병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이 국감을 거부하고 회의장에서 퇴장하자, “국감은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한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제도”라며 유감을 표했다. 특히 26일 산자위 국감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중소기업중앙회와 그 산하기관들이 10년만에 참석한 국감이었다. 그간 검토되지 못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고, 이를 개선해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더 충실한 지원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의 국감거부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늘 민생을 외치지만, 정작 민생을 챙길 수 있고 또 챙겨야만 하는 자리를 사욕을 앞세워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방통위 소관이 아닌 상임위까지 모든 국감을 거부했다.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포기해도 될 만큼 국감이 가벼운 것일까.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2년 연속 국감파행은 국민을 위한 마음이 그만큼 가볍다는 것을 오히려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정말 민생을 생각한다면, 뛰쳐나갔던 회의장으로 다시 들어와 남은 국감 일정에 충실하라.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국민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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