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자정 실천안’을 발표했다. <사진=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가맹점 100곳 이상인 가맹본부는 자발적으로 가맹사업자단체를 구성하고, 현재 10년인 가맹점사업자의 갱신 요구기간을 폐지하는 한편, 유통 폭리를 근절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프랜차이즈 산업 자정안이 나왔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자정 실천안’을 발표했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프랜차이즈 산업은 창업 및 일자리 창출효과가 높은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일부 가맹본부의 갑질, 불공정거래, 오너의 부도덕한 행위 등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드리고, 특히 40년간 쌓인 잘못된 관행은 산업발전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며 “협회는 시민단체, 소비자단체, 법조계 학계 전문가가 참여한 프랜차이즈 혁신위원회를 지난 8월 발족하고 지속적인 회의를 통해 불공정거래 근절 및 상생혁신을 위한 자정 실천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100개 이상 가맹점 보유 가맹본부 사업자단체 의무화=우선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한 가맹본부의 자발적인 가맹점사업자단체 구성을 촉구해, 협의회 구성여부를 정보공개서에 추가로 기재하도록 권고한다. 협회는 향후 1년 이내에 100개 이상 가맹점을 보유한 가맹점사업자단체가 구성된 본부의 비율을 현재 14%에서 9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가맹점을 1개 이상 보유한 브랜드 3643개 중 가맹점을 100개 이상 보유한 곳은 344개이며, 이는 전체 가맹점 21만8997개 중 16만251개로 73%에 해당한다.

협회는 가맹점사업자단체를 협회의 정회원으로 참여시키고, 이들의 협회 활동을 보장해 상호 이해 및 신뢰를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가맹점사업자 협의권 보장=가맹점사업자의 협의권을 보장하기 위해 가맹본부-가맹점사업자단체 간 대화와 협의를 정례화한다. 

또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단체의 거래조건 협의 요청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행위를 협회가 적극 조정한다. 협회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정당한 이유없이 협의요청을 거부할 경우, 해당 가맹본부 명단을 협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고, 공정거래조정원에 통보한다.

◇유통폭리 근절, 필수물품 지정안 마련=유통폭리를 근절하기 위해 합리적인 필수물품 지정안도 마련했다. 브랜드의 통일성과 품질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물품만 필수물품으로 지정하고, 협회 차원의 중재로 필수물품 관련 분쟁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협회 내 전문가 및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한 필수물품 지정 중재위원회를 신설하고, 협회 차원의 중재가 어려울 경우 공정거래조정원, 대한상사중재원 등 전문기관에 넘겨 중재 성공률도 높일 계획이다.

필수물품의 원산지 제조업체 등 유통과정을 공개하고, 필수물품의 선정기준도 공개한다. 이와관련 허위과장된 정보를 기재한 가맹본부에 대해서는 협회의 상생위원회 심의를 통해 자체 징계(회원 자격정지, 제명 등)하고, 협회 홈페이지와 간행물 등에 그 위반사실을 기재한다.

◇러닝 로열티 제도 확산=프랜차이즈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대가 관계인 러닝 로열티(running royalty) 제도를 확산하기 위해, 로열티 제도로 전환한 가맹본부의 모범사례를 발굴 분석해 정보를 제공한다. 정기적으로 명단을 공개해 제도도입 논의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10년 계약갱신 요구권 폐지=협회는 가맹점사업법에 따른 가맹점사업자의 계약갱신 요구권 행사기간(현행 10년) 이후에도 가맹계약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맹본부로 하여금 10년 계약갱신 기간을 폐지하도록 해 가맹점사업자의 권익을 보호할 방침이다. 특히, 계약갱신분쟁 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가맹본부가 계약 갱신시 공통 기준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보복행위 근절 방안=정부나 언론기관 등에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를 알린 가맹점사업자에 대한 가맹점 보복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협회는 협회 내 불공정거래 예방센터를 설치해 연중 신고를 접수받으며, 필요시 직접 현장방문을 통해 보복행위 발생여부를 확인한다. 문제점이 확인된 가맹본부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청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협회차원의 징계, 명단공계, 공정위 신고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예상매출액 산정서 제공 제도 보완=가맹희망자에게 예상수익에 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현행 예상매출액 산정서 제공 제도의 보완방안을 정부에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프랜차이즈 공제조합을 설립해 가맹본부의 열악한 재정과 담보력 취약으로 인한 자금조달 및 보증이용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가맹본부의 재정악화로 인한 가맹점의 피해를 방지 보상한다.

김상조 위원장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발표한 자정안에 대해 “판촉비용이나 점포환경개선 비용 분담기준 등이 구체적이지 않고 필수품목 지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미비하다”고 지적하고 보완을 당부했다.   ©중기이코노미

김상조 위원장 “판촉·점포환경개선 비용분담 기준 구체성” 요구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발표한 자정안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판촉비용이나 점포환경개선 비용 분담기준 등이 구체적이지 않고 필수품목 지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미비하다”고 지적하며 보완을 당부했다.

협회의 자정안에 대해,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의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구체성이 떨어지고 강제성이 없는 점 등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가맹점 100개 이상을 가진 가맹본부의 사업자단체 구성을 90%까지 높이겠다는 것은 좋은 방안”이라면서도 “하지만 가맹점사업자단체를 협회의 정회원으로 가입시키겠다는 것은 단체를 만들어 가맹본부 체제 하에 가둬두는 것 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정안이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닌 실천의지를 보이려면 연석회의에서 제시한 10대 입법과제 중 이견이 없는 조항에 대해서는 입법부에 개정을 촉구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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