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법 위반신고 건수는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2011년 30만3229건이었던 최저임금 위반신고는 2012년 32만582건, 2013년 32만9261건, 2014년 33만1370건, 2015년 34만1704건, 지난해 36만3291건에 이른다. 올해 8월까지 벌써 24만6550건이나 접수됐다.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때문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최저임금 위반 현황 및 조치결과’를 보면, 정부가 2012년에서 2016년 사이 9만3678개 업체에서 2만337건의 최저임금법 위반행위를 적발했다. 하지만 사법처리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경우는 0.5%인 92건에 불과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가 올해 10월기준 적발한 최저임금 위반사례 904건 가운데 5.9%인 51건만 사법처리를 했다. 과태료는 단 한 건도 없었고, 나머지는 ‘시정조치’다.

현행 최저임금법상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반드시 지급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또 최저임금을 근로자가 볼 수 있는 장소에 게시하거나 그 외 적당한 방법으로 알려야 하며, 이를 어기는 경우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게 돼 있다.

그러나 시정조치는 사업주가 근로감독관 명령에 따라 시정했다고 고용노동부에 문서로 증명하기만 하면 행정종결 된다. 최저임금법을 위반해도 시정조치만 하면 그 어떤 불이익도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그간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사업주 대부분이 사법처리나 과태료 처분을 피할 수 있었다.

작년에는 적발건수 2058건 중에서 1.1%인 22건에 대해서만 사법처리나 과태료 조치가 내려졌다. 올해를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단 한 차례도 처벌 비율이 2%를 넘은 적이 없다. 최저임금 인상도 중요하지만, 최저임금을 얼마나 준수하는가도 역시 중요하다. 아무리 최저임금이 오른다 하더라도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으면 임금인상의 실질적 효과는 근로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선진국에서는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 영국은 최저임금 위반 고용주에게 15년 동안 고용 자격을 박탈하는가하면, 독일은 최대 5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놓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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