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5대그룹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주회사의 수익구조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상조 위원장은 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삼성 이상훈 사장, 현대자동차 정진행 사장, 에스케이 박정호 사장, 엘지 하현회 사장, 롯데 황각규 사장, 대한상의 이동근 부회장 등 5대 그룹 전문경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국민께 약속한 공약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국정과제 목표에 비춰 볼 때, 기업들의 자발적인 개혁의지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있다”며 “국민들의 눈높이에 비춰볼 때 미흡한 부분도 없지 않을 것이나, 과거의 잘못된 관행과는 결별하고 잘하는 부분은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주회사는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이 주된 수입이 돼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브랜드 로열티, 컨설팅 수수료, 심지어 건물 임대료 등의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수익구조가 지주회사 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 것인지, 그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 등의 문제는 없는지, 나아가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인지 등에 대해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주회사 일부 수익, 기준·근거 확인 어렵다=2014년 경제개혁연구소가 발표한 ‘지주회사의 수익분석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2013년 지주회사의 총 영업수익은 25조원이며 이중 배당수익이 6조7000억원, 브랜드 수수료가 2조9000억원, 임대수익이 9000억원, 제품 및 상품매출이 11조9000억원 그리고 기타수익이 2조7000억원이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브랜드수수료 및 경영 자문료 등 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수익의 기준도 확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일부 확인 가능한 회사의 경우도 그 근거의 적정성을 판단하기도 어려워 공시 강화가 요구된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보고서에 따르면, 브랜드수수료의 경우 일부 회사들이 사업보고서에 매우 간단히 그 수수료 책정내용을 기재하고 있으나 그 근거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특히 자회사는 지주회사에 지급하는 각종 수수료가 그대로 회사의 비용으로 처리되고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러한 내용이 주주들에게 적정한 정보로 제공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최소한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거래에 있어 각종 수수료의 산출기준 및 근거에 대한 공시가 필요한 부분이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이러한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수익항목에 대한 공시강화 ▲브랜드수수료 등을 통한 부당지원 가능성에 대한 모니터링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강화를 제안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주요그룹 전문 경영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 사장, 박정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지주회사 큰 폭 증가…편법적 지배확대 우려=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9월 현재 지주회사는 193개로 지난해 162개에서 31개 증가했다. 이는 1999년 제도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중소 규모 지주회사의 증가가 두드러지는데, 공정위는 이러한 현상이 세제혜택을 받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지주회사 전환 시 지주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배당 수입금을 받는 경우 법인세 감경혜택이 있고, 조세특례제한법 상 지주전환을 위해 현물출자와 주식교환에 있어서는 과세이연과 간접취득세 비과세 혜택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로의 전환은 기업의 소유구조 및 출자구조의 투명성을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지주회사 전환과정과 자기주식을 이용해 지배력을 확대하는 사례가 계속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들이 총수일가가 직접 지배하는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회사를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어, 편법적 지배력 확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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