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법인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200억원초과 22%의 세율구간에 더해, 2000억원 초과시 최고세율 25%를 부과하는 과표구간이 신설됐다. 그리고 국회 조세소위원회는 이달 13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법인세법 개정안을 포함한 세법개정안을 심의한다. 법인세 인상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음에도 자유한국당이 법인세 인하까지 주장하는 상황에서, 세법개정안의 입법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법인세율 인상은 추세 역행, 명백히 반대”…과표구간 낮추고 단순화 주장

법인세 인하가 세계적인 추세라는 추 의원의 주장에 대해 법인세 인상에 따른 부담의 주체를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란 반론도 제기됐다. 이날 국회예산정책처 조의섭 추계세제분석실장이 세법개정안에 따른 법인세 세부담 귀착효과를 예측한 결과, 중소기업은 2015년대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2000억원, 5년간 7000억원의 세부담이 줄어든다. 반대로 신설된 과표구간에 해당하는 중견·대기업은 같은기간 연평균 3.2조원, 누적 12조6000억원이 증가한다.

또 신설된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에 해당하는 법인은 2015년기준 129개로 법인세 신고기업의 0.02%, 납세법인의 0.04%에 해당한다. 이들 법인 1곳당 법인세 추가 부담분은 평균 173억원, 실효세율은 1.8%p 증가한다. 구간별로 구분하면 2000억원이상 5000억원이하 80개 법인은 평균 33억원의 추가부담, 실효세율은 1.0%p 증가하며, 5000억원초과 49개 법인 또한 평균 401억원의 추가부담 그리고 실효세율은 2.0%p 증가한다.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 신설에 따른 추가 세부담이 초고소득을 구가하는 최상위층기업에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분석이다.

또 지난 10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신고한 법인중 상위 0.02%의 소득은 122조3000억원으로 법인세를 신고한 전체 64만5000여개 기업소득 215조7200억원의 56.6%를 차지했다. 상위 0.02% 법인의 연간 평균소득은 9400억원으로, 나머지 기업 연평균소득 1억4000만원의 6580배에 달했다.

국민의당 박 의원은 민주당이 발의한 세법개정안을 더욱 강화하자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최고 과표구간을 2000억원 이상이 아니라 100억원 또는 200억원으로 낮춰야 한다. 충분히 증세를 할 수 있다”며 “다만 중소기업 절반정도는 세금을 내지 않고 있기에, 소득세와 마찬가지로 세원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최소한의 세금은 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적극적 조세정책에 나설 때”…중장기적으로 보유세 함께 연계해야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국경제를 얘기할 때 GDP 놓고 보면 성공했다고 하지만 민생은 어렵다고 얘기한다. 지금처럼 저성장과 양극화가 함께 닥쳤을 때, 정부의 적극적 조세정책이 필요하다”며 “지난 10년 조세정책은 부자감세 정책이었다. 지난 10년간 조세정책의 문제점들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보완하기 위해 소득분배와 세입기반을 강화하는 메시지를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인세가 초거대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일반적 지적인데, 상위 10대기업의 법인세 공제감면세액은 2015년 4조1179억원으로 전체 법인세 공제감면액의 41.7%를 차지하고 있다”며 “법인세 감면 효과가 투자·고용확대로 나타나길 기대했는데 사내유보금으로 이어졌다. 또 지난 10년동안 기업세수는 연평균 4.3% 증가했지만 개인소득세수는 연평균 9.5%로 기업세수의 두 배를 넘었다. 조세형평성을 바로 잡는 차원에서라도 이번 세법개정안에 따른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김 의원은 “중장기적으로 법인세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다른 문제”라며 “법인세만 가지고 볼게 아니다. 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를 함께 봐야한다. 보유세와 법인세를 연계함으로써, 법인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