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역대 두번째 규모(진도 5.4)의 지진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에 일반화된 ‘필로티 구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필로티 구조는 1층을 외벽없이 기둥만 두고 개방한 구조로 지진발생시 붕괴위험이 일반주택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도시형 생활주택 안전실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기준 전국 단지형연립·단지형다세대·원룸형 주택중 88%가 필로티 구조다.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체 이외 외벽, 설비 등이 없어 건축비가 싸다는 이유로 건축업자들이 선호한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 도시형 생활주택 총 1만3933단지 가운데 필로티 구조로 건설된 단지는 1만2321단지에 이른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포항지진보다 강도높은 지진이 발생하면 필로티구조 건물붕괴 위험이 커져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 부산의 경우 도시형 생활주택의 96%가 필로티 구조로 건설돼있으며 대구 95%, 인천도 무려 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로티 구조는 지진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1층을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입출구가 안쪽에 있기 때문에 화재발생시 주차차량 등에 막혀 대피나 진입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지난 2015년 1월 5명이 숨지고 129명이 다친 대봉그린아파트 화재사고에서도 필로티구조가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윤 의원은 “주거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 화재 및 지진 등 예방 가능한 재해에 무방비인 것은 국민의 기본권인 주거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재해로 인한 피해를 입고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는 사후약방문식 정부 정책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행정안전부 안영규 재난관리정책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포항 지진 관련 2차 긴급브리핑에서 “필로티 건축물은 전부터 문제점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피해가 있었기 때문에 국토부와 협의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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