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정보·기술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솔루션 도입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핵심인력을 지원하고 관리하는 것이 최상책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중부대학교 경찰경호학과 신현구 교수는 지난 17일 중소벤처기업부와 특허청이 주최한 ‘서울지역 중소기업 기술보호 설명회’에서 “평생직장 개념이 없어지면서 직원들은 직장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경쟁사에서 지금 연봉의 두배를 준다고 할 때 가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며 “정보기술보호는 솔루션 도입 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핵심인력에 대한 관리·지원을 강화하는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기술탈취 행위의 동기가 예전에는 이데올로기나 애국심, 스스로의 만족감 등이었지만 최근에는 금전유혹과 명예욕구, 처우에 대한 불만과 직업선택 자유 등과 같은 개인 영리가 대부분이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회사내 위치, 퇴직과 같은 막연한 불안감에 따라 기술이나 영업비밀 등을 유출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실제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기술유출을 당한 중소기업 356개사 가운데 내부자 이직, 내부자 창업 등 내부자에 의한 유출이 89%다. 취급자이기 때문에 정보가치를 잘 알고 있어서다. 또 직접 다루고 있어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하기도 용이하다. 신 교수에 따르면 산업기술 유출과 관련, 압수수색을 해보면 핵심인력 자택(PC)에 모든 정보가 담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 전·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보안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유다.

신 교수는 핵심인력관리와 관련, 우선 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기술보호 교육을 실시하라고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보호 필요성과 중요성을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기술보호 지침과 절차를 명확히 숙지하도록 해야 한다. 복잡하고 어렵지 않아도 되며, 기업 규모와 수준에 맞게 간단하게 만들어도 상관없다. 단 보안지침과 관련해 반드시 등급은 분류해야 한다. 그래야 차후 분쟁이 생길 경우 ‘영업비밀을 유지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을 의도적으로 기울인 것’으로 인정받는다.  

 

아울러 인력이 모자란 중소기업이라면 보안관리 담당자에게 겸직을 부여해도 괜찮다. 가급적 회사 재산을 관리하는 팀에 맡기는게 좋고, 구두임명이 아닌 인사명령서를 발부해 보안 노력을 기울인다는 인식을 심어주는게 좋다. 

전직원과 비밀유지서약서, 핵심직원과는 전직금지서약서

또 전체 직원과 비밀유지서약서를 체결하고, 핵심직원에게는 전직금지서약서를 받아 보안을 강화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밀유지서약서는 회사내 기밀사항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작성한 문서다. 전직금지서약서는 사용자와 경쟁관계인 업체에 자사 직원이 취업하거나 스스로 경쟁업체를 설립, 운영하는 등 경쟁행위를 아니한다는 내용을 담은 문서다.  

 

입사할 때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경우 참여하는 직원에게 서약서를 받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핵심부서와 연구소 등의 핵심인력은 매년, 또는 퇴직할 때 받아서 정보보안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주는게 효과적이라는게 신교수의 말이다. 비밀유지서약서와 전직금지서약서는 별도 서식으로 작성 보관해야 하고, 근로계약서에 관련내용을 한두줄 삽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