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도 택배서비스 평가’ 결과를 보면, 우체국택배가 일반 택배업체 중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A등급’ 이면에는 우체국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이 숨어있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22일 발표한 우정본부의 ‘공무원 집배원 최근 3년 초과근로시간 전수조사’ 결과, 2016년 1월 아산우체국 모 집배원의 실제 초과근무시간은 143시간이었음에도 95시간만 기록이 돼 있다. 한달 23일기준으로 1일 6.2시간이상, 1주 33시간이상 초과근무를 한 것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주간 법정근로시간(40시간) 이외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시키면, 법 위반이고 사업주는 처벌을 받는다.

신 의원의 같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9개 우정청 가운데 서울·강원청을 제외한 7곳에서 2014년 10월부터 2017년 9월까지, 3년간 집배원들의 초과근로시간을 축소·조작했다. 전체 집배원 3분의 1에 해당하는 4452명의 노동시간 16만9398시간을 삭제, 1인당 약 38시간 초과근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작했다. 우체국택배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만족도는 근기법을 위반하면서 초과근로를 한 노동자의 희생에 따른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노동자운동연구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동안 우정사업본부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는 75명이다. 같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건설업계를 제외하면 집배원 업무가 가장 위험한 직종이다. 집배원들의 극심한 노동강도와 그에따른 과로사 논란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장시간노동과 과로사 논란은 비단 집배원에만 국한된 것은 물론 아니다. 사람이 우선이다. 노동자의 희생을 전제로 한 서비스 만족도 평가 ‘A’, 칭찬만 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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