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지자체는 말산업 육성지원을 위해 승마장 개보수공사를 발주하고, 민간사업자에게 보조금 1억2000만원을 교부했다. 민간사업자는 개보수작업을 계획보다 축소해 진행하고, 마치 계획대로 공사한 것처럼 속여 470만원을 편취했다.

B지자체는 아동급식 지원사업에 필요한 유류비 4000만원을 민간사업자에게 2년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민간사업자는 사업수행과 무관한 날짜에 사적으로 이용한 주유금액을 청구해 1200만원을 부정하게 수령했다.

C지자체는 퇴직공무원으로 구성된 행정동우회에 ‘산불조심’과 ‘자연보호’ 명목으로 2년간 총 184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이 동우회는 1000만원 이상을 식대와 차량임차료로 부정 사용했고, 9명에게 30여만원씩 총 270만원을 지급했다.

D지자체에선 민간사업자가 자신의 처가 운영하는 업체에 책자인쇄를 맡기면서, 단가를 시중보다 5배 부풀려 견적서를 작성하고 부당하게 보조금을 받았다.

정부보조금을 눈먼 돈으로 생각하는 민간사업자들의 인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2년간 지자체가 민간의 사업과 행사에 지원한 보조금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보조금 횡령과 공무원의 관리소홀 등 37건의 부정사례를 적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국민권익위가 올해 실시한 지자체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하위 순위를 받은 구미시, 논산시, 원주시, 용인시, 천안시, 청주시 등 6개 지자체를 표본 조사했다.

실태조사에서는 ▲민간사업자가 단가를 과다 산출해 공무원을 속이고 보조금을 부풀려 타낸 행위 ▲민간사업자들이 보조금 지원목적과는 달리 개인적인 용도로 유용한 사례 ▲공무원들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한 보조금이 누수된 사례 ▲자자체의 제 식구 감싸기, 선심성 보조금 지원 등의 부정사례가 적발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적발된 사례를 해당기관에 통보해 시정 및 환수 등 행정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다.

국민권익위는 “보조금을 여전히 눈먼 돈으로 인식해 이를 유용하는 등 관행적인 부정수급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해당지자체가 지속적이고 철저한 보조금 관리·감독 체계를 갖추고 부정수급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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