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에서 중세시대 나들이를 마쳤다면, 기차로 30분 안팎의 거리에 있는 마을을 찾아 그 아쉬움을 달랜다.

우선 베른에서 기차로 30분 거리에 있고, 아름다운 빌 호반의 북단에 위치한 빌/비엔느(Biel/Bienne)는 독일어와 프랑스어의 병용이 법률로 정해져 있는 마을이다. 모든 간판과 정보가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적혀 있다. 도시이름 역시 빌이라는 독일어와 비엔느라는 프랑스어를 함께 표기한다. 

링크(Ring) 지구를 중심으로 한 중세풍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특히 15세기 교회, 기사의 분수, 아기자기 알록달록한 그림 같은 집들이 모여 있는 구시가지는 중세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또 호반의 아름다움이 매력으로 꼽히는 이곳은 오메가와 스와치 본사가 있는 시계산업의 메카이기도 하다.

중세풍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호반의 아름다움이 매력으로 꼽히는 빌/비엔느 호수<사진=스위스관광청>

베른에서 약 40분 거리에 위치한 뉴샤텔(Neuchâtel) 역시 중세의 분위기가 짙게 남아 있는 도시다. 스위스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뉴샤텔 호수의 북단에 위치하는 뉴샤텔 주의 주도다. 언덕 위에 자리한 고성과 12세기에 지어진 코레지아르 교회가 눈에 띄며, 쥐라 산맥에서 가져 온 옅은 황색 돌로 지은 건물과 돌 마루가 이어지는 구시가지가 인상적이다. 또한 뉴샤텔 호수의 서쪽에 길게 펼쳐진 트라베르 골짜기에서는 아름다운 계곡과 숲, 원형으로 깎여진 절벽 등 대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답고 집약적인 구시가로 꼽히는 솔로투른(Solothurn)은 베른에서 기차로 45분 정도 걸린다. 작은 도시이지만 놀라울 만한 다양한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아레 강가에 위치한 솔로투른은 박물관 등을 비롯해 최고 수준의 문화를 자랑하고 있다.

종교개혁에도 가톨릭을 고수했으며 1530년부터 250년간 프랑스 왕조의 대사 주재지로 지정됐기 때문에 아름다운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솔로투른 내 교회, 분수, 탑, 성당의 재단, 종, 돌계단 등의 개수가 모두 11개이며 또한 스위스 연방에 가입한 순서도 11번째라는 것. 이런 이유로 솔로투른에서는 11이라는 숫자가 신성시되고 있다.[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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