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30대 임 모씨는 지난 3월말 N은행을 사칭한 문자를 받고 전화로 대출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신용등급이 낮으니 우선 사금융 등에서 대출을 받아 일정기간 사용하면 은행의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겠다는 말에 현혹된 임 씨는 대부업체로부터 700만원을 대출받고 예치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송금했으나, 상대방은 이를 가로채 잠적했다.
서울의 70대 우 모씨역시 3월말 S저축은행을 사칭한 전화를 받아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부업체로부터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 같은날 우씨는 L캐피탈을 사칭하는 또 다른 전화를 받아 저금리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대출을 우선 상환해야 한다는 말을 믿고 수차례에 거쳐 800만원을 상대방 계좌로 송금했다. “대출금 입금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말만 믿고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미루는 사이, 사기범은 입금된 돈을 모두 인출해 잠적했다.
금감원은 28일 “저금리 대출 전환”을 미끼로 하는 금융사 사칭 사기 피해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올 1분기 대출사기 관련 상담신고는 5318건으로 전체 상담건수 2만3311건 중 가장 큰 비중(22.8%)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의 사례처럼 “높은 금리 대출을 일정기간 이용하면 낮은 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겠다”고 속여 고금리 대출을 받게 한 후 수수료, 보증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가로채거나 “저금리 대출을 위해서는 기존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며 송금을 요구해 가로채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이들 사기의 주요 특징으로 ▲전화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금융회사를 사칭한 낮은 금리 대출광고로 피해자를 현혹하며 ▲저금리 대출 전환의 조건으로 돈을 요구하거나 기존 대출금을 갚을 필요가 있다며 송금을 유인하는 행위를 꼽았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대출광고는 사기업자의 대출광고일 확률이 높으므로 특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대출 여부는 대출 당시 고객의 신용등급·채무내역·연체이력 등을 고려해 금융회사가 결정하는 것이므로 누구든 대출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상적인 대출업체는 수수료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대출과 관련한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경찰청(112) 또는 은행 영업점이나 콜센터에 사기에 이용된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3일 이내에 경찰서에서 사건사고사실 확인원을 발급받아 해당 은행 영업점에 제출해야 한다. 피해자가 112에 전화하면 경찰청과 금융회사간 핫라인을 통해 지급정지 신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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