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자연수 김광호 변호사

집값은 떨어지는데 반해 전세대란으로 전세금(임대차보증금)은 급등한 게 깡통전세가 늘어난 주요 원인이고, 이는 상가도 마찬가지다.

실제 공인중개사가 2014년에 상가임대차계약을 중개했는데, 건물주가 건물에 설정돼 있던 은행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건물이 경매에 들어간 사례가 있다. 경매절차에서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하자, 공인중개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 이유는 공인중개사가 임대차계약 중개시 건물에 설정돼 있는 근저당권에 대해서만 설명을 했지, 다른 상가 호수의 임대차보증금과 임대료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건물이 경매가 될 경우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과거 10년전에는 공인중개사가 건물이나 주택 임대차계약 중개시 건물의 상태 및 건물에 설정돼 있는 근저당권 정도만 설명하면, 통상 공인중개사의 의무는 다한 것으로 보는 판례가 많았다.

최근 판례를 보면,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강화해 임차의뢰인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에 임대차보증금을 제대로 반환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필요한 다가구주택의 권리관계 등에 관한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 사진은 서울 명동에 즐비하게 들어선 상가.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   ©중기이코노미

아직까지 임대인은 다른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 및 임대료에 관한 정보를 제3자에게 공개하기를 꺼려한다는 점에서, 이 판례는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인중개사는 점차 자신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임대인에게 다른 임차인에 대한 정보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임대인도 다른 임대차계약에 관한 정보를 아무런 이유없이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다른 임차인들의 임대차보증금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은 경우, 공인중개사의 책임은 얼마나 될까. 통상적으로 공인중개사는 회수하지 못한 임대차보증금 중 30~50%의 책임을 지게되고, 이는 점차 올라가는 추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임차인들은 깡통상가에서 보증금 전액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피해서 입주하는 것이 최선인데 깡통상가를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

우선 건물시세에서 부동산등기부에 나와 있는 ▲근저당권 담보금액(채권최고액 기준)을 제외하고, ▲자신이 입주한 상가를 제외한 다른 상가의 임대차보증금을 산정해서 제외한 후에, ▲건물시세의 70%가 넘으면 깡통상가로 판단해 임대차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건물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시세의 70% 이상으로 낙찰될 확률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상가의 임대차보증금은 공인중개사에게 물어볼 수 있으니 반드시 물어 보아야 한다. 이를 묻지 않고 스스로 알아보지 않으면 임차인의 과실로 잡힌다. 또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에게 다른 상가 임대차내역을 물어본 후에,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에 다른 상가 임대내역을 기재해야 한다. 만일 현실적인 거래계의 실무 때문에 이러한 내역을 확인하지 못할 경우에는, 스스로 다른 상가의 임대차보증금을 산정해서 계산해 본 후에 입주하는 것이 좋다.

덧붙여 임대차계약을 할 때 공인중개사 또는 임대인과의 계약체결 내용을 녹음해 두는 것도 좋다. 공인중개사와 임대인은 건물의 시세를 말하며 ‘임대차보증금은 안전하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를 녹음해 두면 추후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데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 있게 된다. 대화시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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