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다이어트나 금연, 자기개발을 위한 어학공부 등 신년계획을 세워본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계획이 ‘작심삼일’에 그친 경우가 허다하다. 목표달성 코칭 플랫폼 ‘굳건(GOODGUN)’의 정창희 대표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했다.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여러 사람이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이뤄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나 팀원들도 동기를 얻고 있어요. 꼭 거대하고 어려운 목표가 아니어도 돼요. 하루에 30분씩 독서하기, 일찍 일어나기,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기 같은 소소한 목표도 꾸준히 하다보면 결국엔 습관이 되고 성공할 수 있거든요. 누군가의 긍정적인 변화를 도울 수 있다는데서 보람을 느껴요.”

목표달성 의지를 북돋아 주고 관리해주는 플랫폼 ‘윌뱅크(willbank)’는 그렇게 태어났다. 지난달 27일 문을 연 윌뱅크는 이용자가 원하는 목표와 달성기간을 정하고, 도전금을 걸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관리·감독해주는 서비스다. 의지를 뜻하는 영어단어 ‘윌(will)’에 은행인 ‘뱅크(bank)’를 합쳐 만들었다.

윌뱅크 어플리케이션 활용 모습<자료=굳건>

목표달성 ‘윌뱅크(willbank)’…도전금 내고 인증사진 올려 동기부여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정창희 대표는 과거 학원을 경영하면서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했고,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학생 개개인이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실천하는 것보다, 그룹으로 묶어서 목표를 정해줬더니 성과가 훨씬 좋았던 경험을 되살렸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그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개최한 ‘2017 K-글로벌 스타톤(K-Global Starthon)’에서 최우수상(중기부장관상)을 받았다. 그 후 SK텔레콤 ‘청년비상프로그램’ 지원사업에도 선정됐고, 각종 대회에서 최우수상·대상도 받았다. 시장반응도 좋았다. 베타테스트때부터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한지 일주일만에 2000개가 넘는 도전과제가 등록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기간을 설정하고 도전금을 예치하면 도전은 시작된다. 이용자가 도전기간 동안 목표를 수행하는 모습을 매일 인증사진으로 찍어 올린다. 이용자들은 서로의 도전 내용과 인증사진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유저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경쟁환경도 만들어진 셈이다.

윌뱅크는 이용자가 목표를 수행해야 할 기간동안 도전금을 보관한다. 도전기간동안 게시해야 할 인증사진 숫자가 80%가 되면, 도전금을 전액 돌려준다. 혹 미달하더라도 성공할 때까지 재도전을 해서 돌려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목표를 포기하면 수수료(도전금의 10%)를 내야한다. 수수료를 제외한 나머지는 반환된다. 도전금은 상한액이나 하한액없이 도전자가 스스로 정하면 된다.

굳건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신촌에서 마케팅 일환으로 ‘2018 체통지킬 우체통’ 행사를 열었다. 준비한 1500장의 용지가 4시간만에 소진될 정도로 호응이 컸다(사진 위 2장=굳건). 맨 아래 사진은 행사를 통해 접수된 신년계획의 일부.   ©중기이코노미

예를들어 혼자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결심하는 경우 흐지부지될 확률이 적지 않은데, 친구끼리 돈을 걸고 내기를 해 경쟁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목표달성이 수월해 질수 있는 경우와 유사하다. 돈이 걸려있어 포기가 쉽지 않고, 계속하다보면 습관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즉 도전금을 예치금 명목으로 걸고 도전하기 때문에 동기부여가 확실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정 대표에 따르면 윌뱅크를 통한 목표성공률은 평균 90% 이상이다.

“개발과정에서 해외의 비슷한 서비스를 발견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거의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목표를 달성할 때나, 포기할 때 수수료를 매겨 기업이 이익을 내는 식이죠. 이용자는 목표달성에 실패하는데도 회사는 이익이 난다? 이상하잖아요. 현재는 유저가 적어서 수수료 10%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향후에는 파트너사를 발굴해 마케팅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화할 생각입니다.”

“음악듣고 맥주마시고”…서로 의견을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곧 성과

굳건은 지난해 말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굳건은 대표, 대리, 팀장 등 딱딱한 직급대신 이름 뒤에 ‘님’을 붙여 부르고, 직원간에 존댓말을 쓴다. 정해진 출퇴근시간도 없다. 일주일에 한두번 필요에 따라 서울 영등포 굳건 사무실에 모여 회의도 하고 업무도 본다. 각자 가능한 곳에서 맡은 분야의 일을 처리하고, 필요한 팀원들만 모이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그래서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음악을 틀어놓고 근무하고, 일하는 도중에 내키면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마셔도 된다. 일반기업에서는 상상할 수조차 없는 자유분방한 모습이다.

“일을 하면서 의견충돌이 있을 수 있겠으나, 서로 존중하다보니 자기 의견을 낼 수 있고, 이를 반영해 더 좋은 성과물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목표달성 플랫폼이 무엇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윌뱅크’를 잘 아는 회사로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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