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O플랫폼을 통한 소비트렌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지금까지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영위해왔던 소상공인도 O2O서비스를 도입해, 이를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노화봉 본부장은 23일 서울특별시의회 이윤희 의원 주최로 열린 ‘모바일시대 서울시 소상공인의 생존법은?’ 토론회에서 “식료품소매, 인테리어, 자동차수리 등 소상공인 영위업종이 향후 O2O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소상공인은 보다 능동적으로 O2O서비스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업창출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본부장에 따르면 O2O플랫폼 비즈니스가 유망한 영역은 B2C서비스 중에서도 사업자 각각의 규모는 작지만, 동종사업자 수가 많아 전체시장이 큰 경우다. 음식점, 택시, 숙박 외에도 식료품소매(주로 슈퍼마켓), 의류소매, 인테리어, 수리(주로 자동차수리), 학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들 산업에 종사하는 개별사업자의 매출규모는 작지만 전체 시장규모는 매우 큰 산업에 해당한다. 음식점, 택시, 숙박산업의 거래액은 연간 약 76조원이며, O2O플랫폼 수수료가 10% 수준임을 고려하면 현재 잠재적인 시장규모는 최대 약 7조6000억원이다. O2O플랫폼 영역이 식료품소매, 인테리어, 수리 등으로 확장되면 미래의 O2O플랫폼 비즈니스 시장규모는 약 21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진흥원과 KT경제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2017년 인터넷 10대 이슈 및 전망’ 보고서는 올해 국내 O2O시장 규모를 594조원으로 전망하고, 2020년에는 1081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오프라인 사업자 각각의 사업규모가 크다면 스스로 O2O채널을 구축하겠지만, 오프라인 소규모사업자들은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지 않아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 독자적으로 O2O플랫폼을 구축하기에는 무리거나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소상공인의 O2O플랫폼 구축을 위해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 본부장은 “인테리어와 수리업의 경우, 기본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서비스가 이뤄질 수밖에 없지만 견적을 알아보고 가격을 비교해 결제하는 부분은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고객입장에서 보면 빠르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업체입장에서도 출장 등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서비스가 우수한 업체라는게 입증되면 규모의 경제를 형성해 가면서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키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각 서비스사업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서로 공유함으로써 고객 또한 보다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형성할 수 있다.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을 통한 O2O혁신 주도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부장은“소상공인은 보다 능동적으로 O2O서비스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사업창출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예를들어 ‘푸드플라이’, ‘부탁해’와 같은 O2O플랫폼은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의 배달앱과 달리 유명 맛집, 패밀리레스토랑, 베이커리, 커피숍 등 배달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던 점포들과 연계해 배달대행서비스를 제공한다. 배달시켜 먹을 수 없었던 음식들을 집 안에서도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소비자들은 건당 1500원~8000원 가량의 배달비용을 기꺼이 추가로 부담한다. 음식점 입장에서도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지는 않지만 배달서비스를 위한 별도의 투자없이도 매출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거부할 이유가 없다.

소상공인들이 업종별로 앱을 하나씩 구축하고, 소상공인포털을 통해 하나로 묶으면 소상공인간 공동사업도 가능하다. 또 소상공인간 공동마케팅, 세무·경영·법률·노무 등 상담, 정부정책 및 소상공인 뉴스 등 정보제공도 가능하다는게 노 본부장의 주장이다.

스스로 O2O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 갖춰야

노 본부장은 “정부는 공공의 플랫폼 구축을 통해 변화하는 환경에 소상공인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소상공인 스스로도 옴니채널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는 비즈니스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공공재로서 플랫폼을 구축한다 하더라도, 소상공인 스스로 플랫폼에 참여할 비즈니스역량을 갖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노 본부장은 정부가 O2O활용 교육을 강화해 소상공인의 플랫폼 참여 비즈니스역량을 키워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정부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환경 및 마케팅 이해하기’, ‘모바일 마케팅 성공 및 실패사례’ 등 실무과정을 ‘소상공인 경영개선 교육’에 포함시켜 4시간교육을 하고 있지만 서울, 강원, 경기, 전북 등 일부지역에서만 시행해 영업현장에서 활용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노 본부장은 “민간 O2O기업들은 자사서비스 이용업체를 대상으로 O2O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메뉴, 가격정보, 주문부터 결제서비스, 사진리뷰 뿐만 아니라 카드결제, 휴대폰소액결제, 문화상품권결제, 할인 및 포인트적립 등 실질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며 “공공 플랫폼이 마련되면 소상공인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교육프로그램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이해 바탕으로 관련법규 마련·정비 필요

전순옥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은 정부에서도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생각으로 소상공인 정책에 임했다면, 앞으로는 소상공인을 육성해 한국을 찾는 세계 소비자들에게 대응할 수 있는 소상공인이 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소비자보호 관련법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이로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상공인이 많은 만큼, 급변하는 O2O시장의 규칙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하고 소비자보호 관련법규를 전파하는 일도 중요하다. 

노 본부장은 이와함께 O2O플랫폼 사용수수료 수익구조를 해당업체와 이를 이용하는 소상공인이 공정하게 분배하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여하는 소상공인의 공헌도가 합리적으로 평가될 수 있도록 정부의 ‘중재역할’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전순옥 위원장은 “모바일 중심의 소비트렌드는 갑자기 불어닥친 일이 아니며, 소상공인들도 혁신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생존법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은 정부가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생각으로 소상공인정책에 임했다면, 앞으로는 소상공인을 육성해 한국을 찾는 세계 소비자들에게 대응할 수 있는 소상공인이 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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