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지원사업이 행정편의적으로 추진돼 창업자에 대한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고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주최한 ‘청년창업 지원, 이대로 괜찮은가?-청년창업의 현주소 및 창업성공을 위한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창업성공 사례로 소개된 기업들은 청년창업지원사업의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미흡한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년창업 지원, 이대로 괜찮은가?-청년창업의 현주소 및 창업성공을 위한 지원방안 모색’ 토론회.   ©중기이코노미

오 대표는 또 지방자치단체 지원아래 백화점에서 진행했던 중소기업 홍보행사 사례를 들며, 아쉬웠던 부분도 얘기했다. 행사참여 기업별 생산하는 제품이 모두 다른데, 백화점내 한 장소에 모아 진행하는 형식에 대한 문제제기다. 예컨대 청소기를 생산하는 기업입장에선 백화점내 청소기 매대 옆자리가 가장 좋은데, 행사참여 모든 기업이 한 곳에 집중해 있어 홍보효과가 떨어진다는 말이다. 

백화점과 매대를 임차한 기업의 입장을 고려하면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더라도, 행사를 추진하는 지자체가 중소기업 입장을 한번 더 고민해야 한다는 숙제는 던진 셈이다.  

청년창업지원사업 경직성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링크솔루션 최근식 대표는 지원금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지원사업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미국은 창업기업을 지원할 때, 상당한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한다. 지원금을 유용하는 등 불법행위는 법적소송·향후 지원사업금지·벌금부과 등 책임을 묻지만, 실패에 대한 포용력은 비교적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지원대상 창업자가 초기단계에서 제출한 계획서를 중간에 수정하는 것을 까다롭게 규제해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또 계획서에 기반한 과제에 집중하다보면, 시장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활동이 제한된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최 대표는 또 “창업기업 핵심 리소스는 인력”이라며 인건비지원 확대도 요구했다. 내일채움공제 등 정부 지원사업은 신규인력에 국한돼 있는데, 이로인해 직원간 임금차가 커져 내부적인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기존 인력에 대해 전액은 아니더라도 일부 지원이 가능하도록 확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례발표자로 나선 한 오 대표와 최 대표 모두 지원기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개선을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 좌장인 카이스트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이 교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부지원을 받는다면 규제와 책임은 불가피하다”며 “이를 기피하는 기업은 스스로 경쟁력을 인정받아 정부지원이 아닌 시장에서 자금을 투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실제 혁신적인 창업기업은 극소수인데 반해, 정부지원이 과도한 탓에 경쟁력 없는 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