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국내산 농산물을 사용한 다양한 제품개발과 농산물상품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실련 농업개혁위원회 이춘수 위원은 23일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동으로 주최한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정책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시장이 개방돼도 국민들이 국산농산품을 찾을 수 있도록 경쟁력을 확보하면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라이프 스타일과 기호에 부합하는 농산물상품을 개발해 판매를 활성화함으로써, 국내농산물 수요처를 확대해 식량자급률을 제고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곡물분말을 물과 혼합해 간편하게 섭취 가능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미래형 식품’ 등을 예로 들었다.

23일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공동으로 주최한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정책방안 모색 토론회’   ©중기이코노미

식품 국산화율 표기, 원재료별에서 식품 전체로 바꿔야 

이 위원은 또 소비자가 식품의 국산원재료 비율을 알기 쉽도록 식품 국산화율을 원재료별 표시에서 통합 표시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현재 표시방식에 따르면 특정상품을 구성하는 원재료 각각에 대해 국산여부 또는 국산비율을 기재하고 있어, 해당상품 자체의 국산화율은 알 수 없다. 

예컨대 ‘빵’에 포함된 밀가루, 소금, 파우더 등 모든 원재료의 원산지 표시와는 별개로 ‘빵’ 전체의 국산화율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이 식품 국산화율을 인식하게 되면, 국산농산품 가치에 대한 홍보가 용이해지고, 식품제조기업에 국산농산품 비중을 높이도록 유인하는 효과도 있다는게 이 위원의 설명이다.

국산농축산품 소비행태 등에 대한 장기적·종합적인 연구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했다. 소비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반영해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이 위원 주장이다. 모범사례로 호주육류표준(MSA)을 소개했다. 호주는 1966년부터 총 3차례에 걸쳐 약 6만개 요리샘플을 이용해 소비자 약 8만명을 조사해 육류표준을 개발했다. 소비자는 라벨에 표기된 상품정보만으로도 어떤 요리를 했을 때 어떤 맛이 날지 판단할 수 있다.

2015년 식량자급률 목표치 57% vs 실제 50.2%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김한호 교수는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현실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관련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정부는 5년마다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수립하는데, 2015년 목표치는 57%였으나 실제 자급률은 50.2%에 그치는 등 목표치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배민식 입법조사관도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해 현실성 있는 자급률과 수입률의 적정선을 도출해야 한다고 했다. 또 배 조사관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최적수치를 제시해야만, 목표치에 대한 소비자 및 농민 등 국민들의 합의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 전한영 과장은 자급률 설정을 위해 1년간 연구용역을 거쳤으며, 오는 1월말 세밀하고 달성가능한 목표치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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