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한파가 몰아치면서 난방 수요가 몰리자, 정부가 사상 첫 3일 연속으로 전력 수요감축 요청(급전지시)을 내렸다. 한국전력거래소는 26일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수요자원(DR) 거래시장’ 제도에 참여한 기업을 대상으로 전력사용을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한파로 전력거래소가 전력 감축을 요청한 기업은 2431곳으로, 감축규모는 약 230만㎾ 수준이다.

‘수요자원 거래시장’ 제도는 전기사용이 집중되는 시간대에 전기사용을 줄이면 전력시장 가격으로 보상받는 제도다. 공장이나 대형마트, 빌딩 등 전력을 아낄 수 있는 기관이나 일반 소비자가 기존 사용량보다 적게 전기를 쓰기로 중개업체(수요관리사업자)와 계약을 맺은 뒤, 수요관리사업자가 아낀 전기를 모아 한국전력에 판매하고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2014년 11월25일 도입·운영됐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목적에 따라 정전 예방 및 최대전력 삭감을 위한 피크감축 수요반응과, 전력공급비용 절감을 위한 요금절감 수요반응으로 구분한다. 3일간 내려진 이번 급전지시는 피크감축이다.

피크감축의 경우 연 60시간 이내에 전력거래소가 수요자원거래제에 참여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불시에 전력 수요감축 요청을 지시한다. 예컨대 특정일, 특정 시간대 전기소비를 줄일 경우 보상을 해준다는 것을 공지하는 식이다. 이후 가능한 소비자들이 1시간 이내 미리 계약한 범위 내에서 절전에 참여한다. 참여한 기업에는 기본정산금과 실적금이 지급된다. 기본정산금은 일반 발전기의 용량요금(연 8만원/kW)을 가용시간(평일 09~12시, 13~20시)으로 환산(연 4.3만원/kW 수준)해 주고, 실적금은 전력시장가격(SMP)으로 보상한다.

전기사용자는 자발적으로 수요를 감축함으로써 전력과 요금을 줄일 수 있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한전의 구입전력비 절감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최소화 효과도 얻는다. 수요관리사업자는 빌딩, 아파트, 공장 등 전기사용자 중 감축 가능한 수요자원을 대상으로 모집·관리·에너지컨설팅 등 활동을 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수수료 수익을 낼 수있다. 판매사업자인 한전은 전력구입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확보할 수 있어 용이하다.

향후 시장 보상제도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기업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시장이 도입된 2014년 참여업체는 861개에 그쳤지만 지난해 8월 기준 3195개로 4배가량 늘었다. 특히 정산과 관련, 기존에는 비상 시와 평상 시 모두 전력시장가격으로 동일하게 보상했으나 앞으로는 평상 시에는 전력시장가격으로, 비상 시에는 최고발전가격에 초과달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보상을 적극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전력수요감축 요청은 지난 24일과 25일에 이어 26일까지 연이어 발령됐다. 3일 연속 발령은 수요자원 시장 제도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기준 25일 최저기온은 -16도, 26일은 -17.5도까지 떨어져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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