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개념과 사례 ⑧불공정거래 행위 금지…6.거래상 지위의 남용]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는 거래과정에서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불공정거래 행위로 규정하고 금지한다. ‘거래상의 지위’는 시장지배적인 지위와 같은 정도의 강한 지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상대방의 거래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를 말한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 1의2(불공정행위의 유형 및 기준)에 따르면, 거래상 지위의 남용행위 유형은 ▲구입강제 ▲이익제공강요 ▲판매목표강제 ▲불이익제공 ▲경영간섭 등이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구입강제=거래상대방이 구입할 의사가 없는 상품 또는 용역을 구입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다. 실제 구입 여부와 관계없이 구입을 강요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구입을 강제한 행위의 목적, 거래상대방의 예측가능성, 당해 업종의 통상적인 거래관행, 거래상대방의 피해, 관계법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법성 여부를 판단한다. 단 효율성 증대, 소비자후생 증대가 공정거래 저해 내용을 현저히 상회하는 경우에는 정당한 사유로 해석할 수 있다.

▲이익제공강요=거래상대방에게 자기를 위해 금전·물품·용역·기타의 경제상 이익을 강제하는 행위다. 이익제공 강요는 명절 떡값을 요구하거나 판매장려금을 회수하는 행위와 같이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자신의 비용을 거래상대방에게 전가하는 행위도 포함한다.

▲판매목표강제=자기가 공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과 관련해, 거래상대방에게 거래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다. 판매목표 강제는 판매량의 할당, 일정 수의 가입자 또는 회원 확보를 강요하는 행위 등과 같이 사업자가 직접 공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을 대상으로 한다. 판매목표 달성에 강제성 있었다면 강제의 수단, 판매목표의 적정성, 거래상대방의 판매목표 달성 여부를 불문하고 위법이다.

▲불이익제공=방법을 불문하고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말한다. 대리점주회의 불참을 이유로 본사가 대리점의 계약갱신을 거절하거나, 훼손된 상품에 대한 귀책이 납품업체에 있지 않음에도 일방적으로 반품을 하는 경우 등이 불이익제공에 해당한다. 불이익이 금전상의 손해인 경우에는 손해의 존재 및 그 손해액까지 명확하게 확정될 수 있어야 한다.

▲경영간섭=거래상대방의 임직원을 선임·해임함에 있어 자기의 지시 또는 승인을 얻게 하거나, 거래상대방의 생산품목·시설규모·생산량·거래내용을 제한함으로써 경영활동을 간섭하는 행위를 말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영간섭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서 경영간섭의 내용과 정도, 수단의 합목적성 및 대체수단의 유무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단, 의결권의 행사나 채권회수를 위한 간섭으로써 법적근거 또는 합리적 사유가 있고, 투자자 또는 채권자로서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행위인 경우는 법 위반이 아니다.

남양유업의 ‘부당한 밀어내기’ ‘판촉사원 임금전가’ 행위 대표적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갑질논란과 함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던 ‘남양유업㈜ 사건’이 대표적이다. 남양유업의 부당한 밀어내기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가 금지한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남양유업은 2007년부터 2013년 5월까지 1849개 대리점 전반에 걸쳐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 대리점이 주문하지 않거나 취급하지 않는 제품 등을 강제로 할당하거나 임의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구입을 강요했다.

대리점주들에 따르면, 해당기간 동안 남양유업이 대리점에 밀어내기 한 물량은 전체 대리점에 공급한 물량의 20~35% 수준이라고 한다.

남양유업은 대리점 주문마감후 영업사원이 주문량을 임의로 수정해 본사로부터 내려온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주문량을 할당하는 방식으로 구입강제를 진행했다. 대리점들은 밀어내기로 떠안은 물량을 반품하지 못하고 지인판매·덤핑·폐기처분 등으로 소화해야했다.

또 남양유업은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파견하는 진열 판촉사원의 파견계획을 직접 수립하고 실질적으로 고용·관리했음에도, 대리점과의 사전 협의없이 진열판촉사원의 임금을 50%이상 대리점에 전가하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법률자문과 내부검토 등을 통해 대리점에 대한 임의적 주문할당이 위법한 구입강제에 해당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개선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2013년 7월 남양유업의 대리점 판매할당·판촉사원 임금전가 행위가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별표에서 금지한 ▲구입강제 ▲이익제공강요 행위라고 결정,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23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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