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공정거래위원회가 자동차부품 대리점에 부품구입을 강제한 현대모비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퇴직 임원 2명과 법인을 검찰에 고발한다.

8일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2010년 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매년 사업계획 마련 시 지역영업부들이 제출한 매출목표 합계보다 3~4%p 초과하는 수준의 매출목표를 설정하고 각 부품사업소 별로 이를 할당했다. 이후 현대모비스는 매일 지역영업부·부품사업소의 매출실적을 관리하고, 부품사업소는 대리점의 매출실적을 관리했다. 현대모비스는 매출목표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부품사업소장 등 임직원에게 각서를 징구받기도 했다. 

지역영업부와 부품사업소는 매출목표미달이 예상되는 경우 대리점에 협의 매출, 임의매출 등의 명목으로 자동차부품의 구입을 요구하거나 일방적으로 할당했다. 부품사업소 직원은 직접 전산시스템 상 수작업 코드를 활용해 입력하는 방법으로 자동차부품 판매를 강제했다.

현대모비스는 그룹감사, 대리점협의회 간담회, 자체 시장분석 등을 통해 밀어내기의 원인과 그에 따른 대리점들의 피해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개선하지 않고 밀어내기 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현대모비스의 밀어내기 행위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 23조제1항제4호 거래상지위남용 행위 중 구입강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현대모비스에 구입강제 행위 금지명령, 대리점에 법위반사실 통지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현대모비스 수작업코드 매출내역에는 대리점이 전화나 팩스를 이용해 자발적으로 주문하고 이를 부품사업소 직원이 수기로 입력한 물량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점주의 자발적 구매 물량과 현대모비스의 구입강제 물량의 구분이 어려워 관련 매출액 산정이 곤란하다. 이에따라 공정위는 정액과징금을 부과하되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임을 고려해 최고액인 5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공정위가 남양유업에 부과한 과징금에 대해, 남양유업이 2014년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취소 소송을 했고, 법원이 공정위의 정률 과징금부과 조치에 대해 패소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법원은 구입강제 행위로 인한 부분만 특정해 관련 매출액을 산정해야 하며 대리점이 자발적으로 주문한 물량은 관련 매출액에서 공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한편, 공정위는 법위반의 책임은 퇴직하더라도 면제되지 않는다며 밀어내기의 책임이 있는 현대모비스의 前대표이사와 前부사장,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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