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황혼알바’가 증가하고 있다. 황혼알바는 퇴직한 고령 근로자가 아르바이트에 뛰어드는 것을 말한다. 50대 초반에 회사를 나와 정규직으로 재취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그나마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양질의 노인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9일 ‘2018-2022 제2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종합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1월 한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위해 새롭게 등록된 50대 이상 알바 이력서는 총 5403건이다. 2014년 1월 768건과 비교하면, 5년새 7배나 늘었다. 특히 1년 이상 근무를 희망하는 비중이 45%로, 아르바이트가 부수입 마련을 위한 보조적인 역할이 아닌 생계 유지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과거와 달리 고학력의 젊은 고령 근로자가 늘어나는데, 사회가 이들의 일자리를 창출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은퇴 후 안정된 소득원이 없어진데다, 질병 등으로 지출할 비용은 더 늘어나는데 이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고령 근로자가 기댈 곳은 ‘알바’뿐이라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4년도 노인 실태조사’에서도 69세 이하 노인 가운데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두 명 중 한 명이었고, 70대도 10명중 4명이 일하기를 원했다. 이들 대부분은 100만원 미만의 수입이면 족하다는 입장(85.3%)이다.

그러다 보니 구직을 원하는 고령자 대부분이 최저임금은커녕 일을 하다 다치더라도 보상받기 어려운 단순 노무 허드렛일로 내몰리고 있다. 심지어 구직에 필요한 자격증 등을 속여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13년에 전혀 쓸모없는 자격증을 발급하고 노인 9000여명으로부터 9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적발됐는가 하면 2014년에는 4만원짜리 교재를 100만원에 팔아 28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양질의 노인일자리에 대한 요구가 잇따르자 정부는 9일 ‘2018-2022 제2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종합계획’을 내놨다. 양적확대에 그친 고령 근로자 일자리를 역량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참여자의 역량과 직무를 평가하고 개인별 활동계획서에 기초해 적합한 일자리를 연계한다. 이를위해 복지부는 참여자에 대한 직무역량지표를 개발하고 역량평가 결과를 기초로 일자리 연계, 교육훈련을 담은 개인별 활동계획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단순한 소양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확대개발하고, 실버보험 등도 도입한다. 특히 노인생산품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해, 홈쇼핑 등 판로를 만들어 갈 방침이다.

이와함께 노인을 전략 직종에 채용하거나 장기 채용한 기업에 대해서는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양질의 일자리에 노인을 다수 고용한 우수기관은 인증을 통해 사회보험료, 홍보, 환경개선비 등을 지원하는 한편 숙련직 은퇴자의 기술기능 전수도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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