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벤처펀드 규모를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2조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막상 중소기업들이 벤처펀드의 투자를 받기는 쉽지 않다.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 기술이 우수하다는 점과 시장성이 있는지 그리고 회사가 발전하는데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등을 설명해야 한다. 심지어 벤처펀드를 운영하는 창업투자회사 등 벤처캐피탈들은 홈페이지를 개설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 연락을 취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한국발명진흥회는 우수한 특허권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성장기업 대상 투자유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하고 다음달 9일까지 희망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신청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기본교육 및 사업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설명회에서는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이 직접 벤처캐피탈의 투자전략을 설명하고 그에 따른 IR전략을 소개했다.

한국발명진흥회는 우수한 특허권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성장기업 대상 투자유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하고 다음달 9일까지 희망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신청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기본교육 및 사업설명회’를 열어 벤처캐피탈 투자심사역이 직접 벤처캐피탈의 투자전략을 설명하고 그에 따른 IR전략을 소개했다.   ©중기이코노미

2011년 창업한 벤처캐피탈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조성권 투자부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단기적으로 볼 때 2014년부터 2016년이 창업자에게 있어 가장 유리한 자금 유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부장은 “연기금의 경우에서 보면 창업투자는 너무 소규모이며, 은행 등 일반금융기관의 경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보수적인 자산운용으로 창업투자에 대한 출자는 매우 제한적”이라면서도 “정책자금 비중 확대로 인해 투자수요가 증가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2016년까지가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벤처펀드에서 정책자금 비중은 지난해 41.7%에서 올해 42.9%로 늘어났다. 또 지난해 벤처펀드의 총 자금운용규모는 10조4000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1조원 이상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이라고 한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유는 벤처기업이라는 간판만 내걸면 자금을 투입하던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의 경험 때문이다. 이제는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벤처기업을 가려내는 기법도 발전했고 경험도 축적된 상황이다. 꿈과 희망을 보고 하는 것이 벤처투자지만, 꿈과 희망만으로는 투자받을 수 없게 된 지금 벤처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벤처캐피탈의 투자기법에 대한 이해와 그에 맞는 IR전략이다.

벤처캐피탈 투자시 고려사항 보면 IR전략 나온다

조 부장은 벤처캐피탈들이 투자 시 고려하는 사항으로 핵심 인재, 보유 기술의 성장성과 안정성, 재무적 안전성,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을 꼽았다.

핵심인재의 경우, 투자대상 기업의 인적구성을 고려하는데 특히 창업초기일수록 조직보다 개개인의 능력과 융화도를 우선시한다. CEO, CTO, CFO 등의 능력과 핵심연구인력의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 조 부장은 어느 벤처캐피탈의 유명한 투자심사역이 “관상을 보고 투자한다”고 말한 사실을 예로 들며 “기술이 미약해도 팀이 좋으면 결국에는 성공한다는 논리가 있다”고 했다.

해당 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성장가능성과 적용범위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다. 특히 공대 출신 투자자들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이 어떤 변화를 낳을 지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주력사업과 관련된 기술만이 아니라, 특허권 등 해당기술이 보호받을 가능성과 다른 특허권자로부터 공격받을 가능성도 모두 고려한다.

재무적 안전성의 경우 창업 초기기업에게는 기대하기 힘든 항목이다. 하지만 투자자금이 다른 채무상환용이나 단순 운전자금으로 모두 소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이다.

사업계획 실현가능성의 경우, 지나치게 희망적인 사업계획은 신뢰를 오히려 떨어뜨린다고 조 부장은 지적했다.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을 세우고, 실제로 실현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부장은 이같은 고려사항에 대응하기 위한 성공적인 IR투자전략으로 ▲기술에 대한 검증이 가능할 것인가 ▲투자자금의 운용이 투명할 것인가 ▲마케팅 채널은 유효한가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를 제시했다.  

벤처캐피탈의 투자시 검토사항을 고려한 효과적인 IR전략

<자료=‘투자유치 기본교육 및 사업설명회’ 자료집>   ©중기이코노미

기술에 대한 검증의 경우 핵심 기술인력에 의한 직접 설명이 필요하다. “경영진의 어설픈 설명은 공대출신 투자자들의 공격에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금 운용의 투명성에 대해서는, CFO가 누구이며 어떤 능력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하다. 사실 창업 초기기업은 CFO를 구하기 힘들다. 조 부장은 “이 경우 CFO를 파견해달라고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마케팅 채널 역시 언론대응이나 기업이미지 전략을 기획할 수 있는 인력을 기업 자체적으로 구하기 힘든 경우 외부 자문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육성방안의 경우, 투자기업의 핵심인재들이 투자자와 다양한 의사소통채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부장은 “일단 투자를 받은 다음, 회사의 재무담당자만 연락되고 CEO와 연락이 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며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는 인상을 받으면 벤처캐피탈은 아예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가 성장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업계획서에는 최소 3개년 요약 재무제표가 들어가야 한다. 또 지분구조의 경우 10% 이상 주요주주 위주로 정리해야 하며 기관투자자가 있는 경우에는 비중에 관계없이 밝히는 것이 좋다.

재무제표의 경우, 벤처캐피탈이 관심갖는 분야는 ▲현금성 자산 및 차입금, 외부 투자지분 현황 ▲유무형 자산의 보유현황 ▲매출을 포함한 손익구조 등이다. 조직현황의 경우 주요 경영진과 연구인력의 간단한 이력, 조직도와 구성원의 역할을 명시해야 한다.

주요 제품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핵심기술과 설명자료, 실제 제품 사진과 기술의 적용범위, 주요거래처 등을 밝혀야 한다. 조 부장은 “사진과 제품명만 보내주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 경우 제품에 대해 어떠한 판단도 할 수 없었다”며 “제품을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브로셔 등을 보내주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시제품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투자를 받고자 하는 어느 기업의 시제품을 보러 방문했는데, 3D프린터로 만든 시제품의 모형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실제로 작동하는 시제품을 제작해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제언했다.

상장계획도 사업계획서에서 중요한 요소다. 조 부장은 “창업 초기기업은 상관없다”면서도 “연매출 200~300억원대 회사가 상장계획에 대해 모른다고 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허권에 기반한 기술력이 핵심인 경우에는 지식재산권 보호계획도 사업계획서에 포함해야 한다. 중소기업들의 경우 지식재산권 보호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으나, 대기업에 납품하기 시작하면 이 기술에 대한 소송이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회사 규모에 관계없이 지식재산권 보호에 신경써야 한다.

조 부장은 “사업계획서와 벤처캐피탈의 실사 자료요청이 1대1로 대응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업계획서에 너무 적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부적절하다. 반대로 사업계획서에서 과도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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