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6개국과 한국이 지난 2016년 11월16일 한·중미FTA 협상을 본격 시작한 이후 1년여만인 21일 공식서명을 앞두고 있다.

한·중미 FTA는 수입액기준 98~100%의 관세가 철폐되는 매우 높은 수준의 개방이다. 수출 기준으로 보면, 중미국가들은 대(對)한국 수입액의 93.2~99.3%에 대해 관세를 철폐한다.

중남미가 여타 아시아 국가와 FTA를 체결한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기업은 중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2015년 기준 중미 6개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가 평균 2.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번 FTA가 수입시장 점유율 확대의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WTO 정부조달협정 가입국은 아니지만, 이번 FTA를 통해 정부조달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정부 프로젝트 참여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타이어), 철강 및 건설장비, 알로에 주스를 포함한 건강음료 등이 유망품목으로 꼽힌다.

중미국가들은 자국 내 승용차 생산기반이 없어 모든 수요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판매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어, 관세가 철폐될 경우 한국산 승용차의 수출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온두라스는 승용차에 최고 5~3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관세가 사라지면 인도나 일본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는 준중형차(1000cc초과 1500cc이하), 중형차(1500cc초과 3000cc이하)에서 선전하고 있다. 최근들어 5톤 이하 화물자동차와 타이어 수요 등이 증가하고 있어 관세철폐시 중국, 일본에 비해 열세인 시장점유율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철강과 건설장비 또한 유망하다. 파나마를 비롯한 SOC 프로젝트의 한국기업 수주 사례가 늘면서 철강 및 건설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5월 파나마 운하 확장공사가 완료됐지만 지하철, 송전성, 수력발전 등 정부 주도의 신규 인프라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또 최근 파나마 정부의 정책기조가 정부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도 현지진출에 긍정적 요인이다.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증가와 한류 영향으로 알로에 음료 등 한국산 식음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코스타리카와 니카라과는 15%, 파나마는 10%의 관세를 발효 즉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소득 국가인 코스타리카의 수입이 연평균 120% 이상 증가하고 있어 FTA발효이후 수출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이요셉 과장은 20일 열린 한·중미 비즈니스포럼에서 “한국정부가 올해 1월25일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가입의향서를 전달해 연내가입이 완료되면 중미역내시장에서 우리기업이 시너지를 얻게 될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면서 기업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한·중미FTA 공식서명을 통해 미국 등 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단, FTA를 활용한 경제협력 및 우리 업계의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중미의 치안불안이 해소돼야 하고 불투명한 금융환경 개선, 부패와 관련된 절차적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미 6개국은 소득이 높지 않지만 향후 성장잠재력이 큰 국가다. 인구가 많고, 평균인구의 절반이상이 구매력이 큰 젊은층이다. 평균 4%에 달하는 성장률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한·중미간 교역은 꾸준히 줄고 있는 추세다. 선박 경기 부진으로 해당국가들과의 교역이 크게 위축된 탓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중미 6개국간 무역액은 25억6000만달러로 2008년 85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이래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주력품목인 선박 무역은 2012년 전체 무역액의 67.6%를 차지하는 3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해는 12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한국은 승용차, 화물자동차, 직물 등을 수출하고 있다. 수입은 금속 스크랩, 커피, 반도체, 과실 등 1차 산품에 집중돼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