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수 끝에 유치한 평창동계올림픽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4년간 아니 수년간 노력의 결실은 메달 색깔로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가치가 있다. 이 뿐만 아니다. 올림픽 준비과정에서부터 막바지에 이르는 현재까지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봉사자들의 수고는 그야말로 황금메달감임에 틀림없다. 그뿐인가. 선수들의 발길에 힘을 실어주는 국민들의 하나됨은 ‘어게인 2002’의 설레임 마저 느끼게 한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강릉 외식업계는 하계올림픽이나 월드컵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분명 올림픽 특수를 맞고 있단다. 집에서 TV중계를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도 편의점으로 이어졌단다. 외국인들이 한우·치킨 등 한류 음식에 매료됐다는 보도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니 올림픽 파워를 새삼 느낀다.

흔히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는 마케팅 박람회라고 한다. 단지 운동경기만 치러지는 것이 아니라 관람을 목적으로 행사 주최국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업 홍보를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올림픽에는 올림픽 파트너란 명분으로 스폰서가 붙는다.

일반적으로 올림픽 파트너는 후원금액에 따라 5등급으로 나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역시 월드와이드 파트너 13개사를 비롯해 전체 100여개 기업이 동참했단다. 파트너로 선정된 기업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등이 올림픽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재정적 후원을 하고, 올림픽 관련 사회공헌 활동도 한다. 또 선수 훈련을 지원하거나 제품 후원에 나서기도 한다. 기업은 그 대가로 독점적인 마케팅 기회와 제품 공급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올림픽 현장을 찾거나 TV로 시청하는 세계 다수 사람들 눈에는 그저 대기업 브랜드만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올림픽이 선진국과 세계적 대기업만을 위한 축제라는 비평을 받은 지는 오래됐다. 물론 파트너로 등록된 기업 중에는 중소기업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해 중소상공인 관련 기관에서는 홍보관을 설치해 해외홍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의 노력도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치러지는 모든 경기에 규칙이 있듯 자본주의 사회의 치열한 경쟁에서도 엄연한 룰이 있다. 지구촌 축제라는 올림픽의 현주소다. 후원금에 따라 등급이 달라지고 마케팅 권한도 다르게 적용된다. 마케팅 권한 역시 ‘부익부 빈인빈’ 논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 NBC는 평창올림픽 주관 방송사로 이번 올림픽을 통해 얻는 광고수익만 1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시청률이 높은, 다시말해 광고가 많이 붙는 경기는 대한민국 시간으로 황금시간대인 저녁 9시가 넘어 진행되기도 한다. 시청률이 낮은 경기는 중계 도중 끊기는 일도 발생한다. 현실이 이렇게 냉혹하니 웬만한 중소기업이 조각광고 하나 낼 틈새를 따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기술이야 대한민국 대표급이라고 하는 상당수 중소상공인에게 올림픽은 그저 스포츠 경기대회 이상도 이하도 아닌 셈이다. 몇 시간이면 도착하는 자국 땅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이 몇몇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만의 ‘기회’라는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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