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의 핵심동력이 될 ‘빅데이터’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공공데이터를 특정기관의 자산으로 인식해서는 안되고, 개방을 확대해야 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하지만 양적으로 부족한 데이터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엇보다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빅데이터의 활용률을 높일 정책이 중요하다.

행정안전부 배일권 공공데이터정책과장은 22일 더불어민주당 김두관·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과 국회입법조사처가 공동 주최한 ‘빅데이터 추진체계 현황 및 향후과제’ 세미나에서 “빅데이터는 우리사회 각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공공부분과 민간부문 모든 영역에서 우리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빅데이터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빅데이터의 생성과 관리를 위한 기술적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 문제 등 제도적 장애요인에 대한 검토와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즉 빅데이터 활성화는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에서의 활용이 가장 중요하지만 개인정보보호에 가로막혀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활용과 보호’의 가치를 조화시키는 정책을 다방면에서 고민해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전세계 빅데이터 경쟁에서 우월적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며, 우월적 기술과 전문인력 양성을 투자정책의 핵심으로 삼아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빅데이터=돈’…‘새 시장’ 여는 빅데이터 99.5%가 버려진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돈’이지만 현재 빅데이터 활용 실상을 보면, 만들어지는 빅데이터의 99.5% 이상이 사용되지 못한 채 버려진다. 구글에서는 매초당 4만번 이상의 검색엔진이 실행되고 있고, 하루 페이스북 이용자는 10억명이다. 또 유튜브에는 매 1분마다 300시간에 해당하는 새로운 동영상이 업로드 되고 있다.

또 배 과장에 따르면, 미국 1000대 기업의 빅데이터 사용량이 10% 증가하면 6500만달러의 추가 순익이 발생하고, 각종 소매업체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영업이익이 60%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미국 내 의료보건 관련 비용이 연간 3000억달러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빅데이터의 활용이 ‘새로운 시장’을 여는 열쇠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공공데이터법’이 제정됐다. 2014년에는 ‘공공데이터 관리지침 및 개방표준’을 제정·고시했다. 2015년에는 국가중점데이터 11종을 조기에 개방했고 2016년 22종, 지난해에는 15종을 개방했다. 현재까지 48개 분야에서 300억건의 국가중점데이터가 개방된 상태다. 2013년 이후 공공데이터 개방이 대폭 확대되고, 공공데이터 활용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부족하고…개인정보보호도 해결해야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수준은 여전히 낮다. 배 과장이 인용한 미국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우리나라 빅데이터 활용 수준은 2016년 기준 63개국 조사대상국 중 56위다. 미국의 공공기관과 기업의 26%가 공공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에 비해 한국의 공공기관과 기업의 공공빅데이터 활용률은 5%에 불과하다.

배 과장은 “국내기업이 빅데이터를 활용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개인정보 규제를 꼽는다”며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빅데이터 활용도를 높일 법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배 과장은 이와함께 정부기관들이 공공데이터를 공공의 자산이 아닌 특정기관의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또 ▲민간과의 협치가 이뤄지지 않은 데이터 개방정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행정에 대한 인식 미흡 ▲데이터 활성화를 주도할 전문인력 부족 등도 빅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가로막는다고 했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데이터의 부족이 심각하다. 현재까지 정부가 개방한 인공지능 관련 데이터는 68개로, 미국(9447개)·영국(278개)과 비교해도 양적으로 열세다. 공간·위치 데이터는 한국이 8380개를 개방했는데, 미국은 14만9389개, 영국은 2만4266개다.

해외 주요국의 빅데이터 산업 주요 정책

‘빅데이터 추진체계 현황 및 향후 과제’ 세미나.   ©중기이코노미

◇미국, 빅데이터 연구개발 구상=미국은 시급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2년 3월 ‘빅데이터 연구개발 구상(Big Data R&D initiative)’을 발표했다.

 

이와함께 미 전역의 데이터를 수집·활용하기 위해 2015년부터 4곳의 권역별 허브를 구축했다. 남부에는 헬스케어·제조업, 북동부는 에너지·금융·교육·기후변화, 중서부에는 농업·식품·스마트시티, 서부는 개인맞춤형 의료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허브다. 미국은 지역허브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대학, 비영리법인, 민간기업 등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250개 이상의 대학, R&D재단, 기업 등이 참여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사회문제 해결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중국, 빅데이터 산업발전 계획=중국은 2015년 ‘빅데이터 산업발전 계획(2016~2020)’을 수립했다. 2020년 빅데이터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시장규모는 1조 위안, 연평균성장률은 30%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10개 이상의 글로벌 선두 빅데이터 기업을 육성하고, 500개 이상의 응용서비스 기업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추진방향은 빅데이터 발전의 저해요소를 제거하고, 기술혁신 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발한다. 주요정책은 ▲데이터 개방수준 확대 ▲플랫폼, 오픈소스 기술 등 기술혁신 지원 ▲빅데이터 전문 애플리케이션 SW수준 향상 ▲정부지원 시스템 고도화 ▲필요한 전문인재 양성 등이다.

 

◇일본, 최첨단 ICT 국가창조 선언=일본은 ‘세계 최첨단 ICT 국가창조 선언’과 ‘ICT성장전략’이 있다. 빅데이터·인공지능·IOT 등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전문인재 육성 등 신ICT 분야 발전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개인정보보호 정도가 강해, 빅데이터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지난해 2월 개정하고, 개인정보를 제거한 고객정보를 본인 동의없이도 상품·서비스 개발에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 스마트 데이터 전략=독일정부는 2013년 ‘스마트 데이터:정보로부터의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을 크게 제조산업, 에너지, 보건의료, 이동성 4가지 기본방향에서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를 통해 혁신이 국가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에서 빅데이터를 스마트 데이터로 활용하는 전략을 수립했으며, 지난해 55만유로의 예산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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