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5일간 예정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 현장점검이 연합회의 반발로 간소화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가 4억원 규모의 매출을 사업보고에 누락한 것으로 알려져 점검의 엄격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중기이코노미 취재결과 소상공인연합회는 2016년 H재단과 ‘소상공인 희망센터 위탁사업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비 4억6739만원을 선지급 받았다. 소상공인 희망센터는 H재단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H재단은 연합회에 경기남부·수도권·충청 희망센터 3곳의 운영을 위탁하고 사업비를 선지급했다. 2016년 H재단이 위탁사업비을 연합회에서 선지급할 당시, H재단 이사장은 연합회 최승재 회장이 겸직하고 있었다. 

H재단은 2016년 10월 수도권(인천), 경기남부(수원), 충청(대전), 강원도(춘천) 4개 권역에 소상공인 희망센터를 구축했다. 희망센터에는 완성도 높은 상품이미지 촬영을 할 수 있는 최신 포토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소상공인이 겪는 불합리와 애로사항 등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상담센터도 마련됐다. 이 중 수도권·경기남부·충청 세 곳은 소상공인연합회가 위탁받아 운영했으며, 강원도센터는 강원창조경영혁신센터가 위탁운영했다. 강원도센터는 지금도 동일한 위탁기관이 운영하지만, 연합회가 위탁운영했던 3개 센터는 지난해 연합회가 위탁운영을 포기함에 따라 H재단이 직영한다. 

2016년 총수입 13억7000만원, 누락금액 4억6000만원 

이처럼 소상공인 희망센터 위탁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소상공인연합회가 H재단으로부터 4억6739만을 받았음에도, 2017년 3월 연합회 정기총회에 제출된 ‘2016년 결산보고’에는 위탁사업 수입내역이 없다. 결산보고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당시 연합회의 총 수입은 13억7200여만원인데, 4억6700만원 수입은 단순 착오로 누락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2017년 정기총회에서 보고한 결산자료에는 H재단 희망센터 위탁사업에 4억여원에 대한 수입계정이 포함돼 있지 않다 <자료=소상공인연합회 정기총회 자료>

또 2016년 결산보고 당시 첨부된 감사의견서 6항에는 “연합회는 H재단과 업무협약을 통해 협약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업실적이 타 센터보다 우수한 본회 센터에 대해 (H)재단은 센터 선정에 투명성 문제를 제기하고, 연합회가 센터의 사무실 임차비용 등을 임대인과의 협의를 통해 저렴하게 부담하는 등 실질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H)재단은 이를 무시하고 협약업무에 대한 일방적인 지시 및 통제 하에 업무가 진행되고 있어서, 연합회는 더 이상 (H)재단과의 사업진행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재검토 필요함”이라고 썼다. 

감사의견서 내용은 연합회가 H재단의 용역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사업을 위해 임차비용을 지출했음을 알려준다. 또 결산보고서에 명시된 선수금 계정에는 ‘희망센터 소속직원 4대보험 및 갑근세’ 명목으로 1200여만원이 반영돼 있다.

선수금 계정에는 ‘희망센터 소속직원 4대보험 및 갑근세’ 명목으로 1200여만원이 반영돼 있어, 연합회가 해당사업을 수행한 것이 나타난다. <자료=소상공인연합회 정기총회 자료>

정추위, “(위탁사업비를) 임의로 사용…배임횡령 고발할 것”

이에대해 소상인연합회 일부 회원으로 구성된 ‘소상공인정상화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연합회가 재단으로부터 위탁사업 대금을 지급받고, 연합회 장부에는 반영하지 않은게 분명하다”며 “연합회 거래인감을 사용할 권한을 가진 자가 해당자금을 인출해 임의로 사용했고, 고의적으로 회계처리를 누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탁사업비를 지급한 H재단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연합회와 정상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연합회의 통장에 위탁사업 대금을 입금했으며, 이에대한 영수증을 받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합회가 위탁·운영하던 희망센터의 위탁계약이 종료돼, 1억여원의 잔여사업비를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연합회, “(위탁사업) 이사회에 보고, H재단과 정산해 처리”

위탁사업비 횡령의혹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H재단과 연합회의 회계기준이 달라서 해당사업에 대한 내용은 이사회에만 보고하고, H재단과 서로 정산해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회 사업보고서에 수입내용을 표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특별회계는 이사회에서 설정하고 폐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해당사업은 H재단과 용역계약만 해서 이사회에서 보고, 정산처리하고, H재단에서도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중기부의 이번 소상인연합회에 대한 현장점검은 연합회의 2017년 사업보조금으로 제한될 것으로 알려져, 2016년 희망센터 사업비 횡령의혹이 밝혀질지는 의문이다.

정추위 관계자는 “회계처리 누락과 관련한 배임휭령에 대해 형사고발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중기부는 이번 행정감사를 통해 제기된 매출누락 의혹과 그동안 논란이 된 사안들에 대해 한 점 의혹없이 명백하게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현장점검 대상, 연합회 반발로 ‘간소화’ vs 중기부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이번 현장점검은 2017년 보조금에 대한 내용이 주요 목적이며, 노무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것처럼 당초 계획보다 간소화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선거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중 회장 피선거권과 관련해서는 법원에서 이미 판결이 나온 부분이라 별도의 점검이 없을 것이며, 다만 회원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자료를 받아 살펴볼 계획”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중기부는 소상공인연합회에 대한 현장점검이 예정보다 간소화된 것은 아니라고 답했지만, 당초 입장에서 후퇴한 모양새다. 현장점검에 대해 연합회가 집단행동에서 나서기 이전,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회장 선거과정 당시 논란도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전한바 있다.

이와관련 정추위 관계자는 중기부의 이번 현장점검은 2015년 점검후 처음이라면서, 2017년도 사업과 함께 2016년 사업 역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법정단체로 최승재 회장이 지난 3월 30일 연임에 성공했다. 선거과정에서 법원이 연합회 일부 회원들이 제기한 ‘임원선거 공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선거일이 한차례 연기되는 등 회장후보·선거권자 자격의 적격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중기부로부터 2015년 5억원, 2016년 10억원, 2017년 15억원, 그리고 2018년 25억원의 국고보조금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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