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양극화의 심화’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떠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소상공인이 살아남을 방법은 협업과 네트워크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소상공인, 규모의 경제 키우는 일…사업자협동조합이 답”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사회적경제센터가 출범 기념으로 개최한 ‘소상공인 협동조합과 청년 소셜벤처를 통한 고용 창출방안’ 토론회에서 김용진 서강대학교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서 소상공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네트워크 협력으로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일”이고 “사업자협동조합이 그 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 교수가 진단한 국내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위협요인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 빈부격차 확대 및 노동시장 붕괴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초연결·초지능·대융합은 필연적으로 승자독식을 강화시키는 구조를 만들고, 산업부가가치 편중현상에 의해 선진국과 신흥국 간 격차 확대와 함께 선진국과 신흥국 간 분업구조역시 와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와함께 스마트 비즈니스 부문에서 기술 열위에 있는 신흥국에서는 산업 공동화 현상도 예상된다. 신흥국이 주도하는 노동집약적 산업은 빠르게 AI산업으로 편입되는 반면, 허브기술과 인터넷 플랫폼의 과점화는 산업간 경계도 파괴한다.

자본주의 경제가 발달할수록 소상공인 환경은 척박해진다

미국의 경영학자 필립코틀러는 자본주의 경제의 문제점으로 경기순환과 경제 불안정, 정치와 경제 권력의 결탁, 시장규칙에 사회적 가치와 행복이 제외되는 것, 낮은 노동자 임금, 비윤리적 상거래행위 등을 지적했다.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2015년 현재 국내 소상공인 사업체수는 약 308만개로 총사업체대비 85.6%이며, 소상공인 종사자는 606만명으로 전체사업체 종사자대비 36.2% 비중을 차지한다. 김 교수는 소상공인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말한다.

자본주의 경제가 발달할수록 소상공인의 환경 또한 척박해진다. 그렇다면, 자본도 기술도 미약한 소상공인이 자본주의 경제에서 대규모 자본에 휩쓸리지 않고 살아남을 방법은 무엇일까.

18일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사회적경제센터가 출범 기념으로 ‘소상공인 협동조합과 청년 소셜벤처를 통한 고용 창출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김 교수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전통적으로 협동조합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많은 글로벌기업들이 파산하고 구조조정을 강행한 반면, 일부 협동조합은 오히려 추가 성장을 이뤘다. 

8000여개의 협동조합이 모인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는 피고용인들에 대한 해고없이 이 위기를 극복했고, 스위스의 협동조합 코프는 카르프 매장 12개를 인수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정의한 협동조합은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을 의미한다.

프랑스에서는 30개 이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89개의 상업협동조합이 운영된다. 프랑스 상업협동조합은 2014년 기준 약 170조원 매출액을 올리며 전체 GDP의 7%를 차지한다. 프랑스 상업협동조합이 소매업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 이상이다. 총 3만1574개 자영업자 혹은 소기업가가 이들 상업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참여해 153개 브랜드를 관리하고, 4만3870개 점포를 운영한다. 이 상업협동조합들에 고용된 직원 수가 모두 53만4308명이다.

성과기반, 인간성, 시너지, 독립성과 위험부담, 연대

김 교수는 프랑스 상업협동조합의 성공요인으로 성과기반, 인간성, 시너지, 독립성과 위험부담, 연대 등을 꼽는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교수는 “4차산업혁명에서 소상공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네트워크 협력으로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일”이며, “사업자협동조합이 그 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기이코노미

김 교수는 소상공인의 네트워크 협력을 위해 정부가 해줄 영역은 전문가를 육성하거나 협동·협력을 위한 교육을 지원하는 등 인프라에 집중하고, 지원을 할 때도 개별기업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규모를 키우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는 살아오면서 협력과 협동을 배우기보다는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배워왔고, 과거 협동조합이라고 하면 공산주의를 연상하는 인식도 있었다”며 “근본적으로 협동조합이 어떤 프로세스를 가져야 하는지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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