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에서 주문과 결제 등을 돕는 퓨처로봇의 인공지능 로롯   ©중기이코노미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장병탁 교수는 당시 알파고의 한계를 말했다. 로봇전문기업 ‘퓨처로봇’이 19일 개최한 ‘블록체인을 입은 퍼스널 AI로봇’ 강연에서 장 교수는 “인간이 바둑판을 봐주고, 알파고가 판단한 수를 인간의 손에 의해 바둑돌을 놓아야했던 인공지능 로봇의 불완전성”을 지적했다. 인지기능에서는 인간을 능가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인공지능 로봇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인공지능 역사 60년…오랜 연구분야지만 발전 늦어

인공지능이 세상에 등장한 것은 이미 60여년 전이다. 아이비엠(IBM) 컴퓨터가 상용화된 시기인 1956년,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처음 나왔다. 그리고 그 이후 한동안은 ‘AI의 빙하기’였다는게 장 교수의 말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인공지능이 다시 부상한건 2000년대 들어서다. 2011년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에서 아이비엠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은 역대 챔피언 두 사람을 간단히 제압하며, 인공지능의 판단력을 과시했다. 구글이 비밀리에 개발해온 자율주행 기술을 처음 선보인 것도 2011년이었으며, 애플의 인공지능 비서 ‘시리’의 첫 버전도 2011년에 나왔다. 이후 인공지능의 산업화가 본격화됐다.

딥러닝 딛고 점프업하는 인공지능 기술 ‘인지주의 AI’ 

인공지능 연구 패러다임은 추론 시스템을 바탕으로 태동했던 1980년대 전후 ‘기호주의 AI’ 1세대를 거쳐, 2000년대 딥러닝을 기반으로 학습시스템을 구비한 ‘연결주의 AI’ 2세대를 지나고 있다. 이젠 인간의 인지능력을 구현하는 로봇을 지향하는 ‘인지주의 AI’ 차세대로의 진화를 앞두고 있다. 

오래된 연구분야이고 생각보다 발전이 느렸던 인공지능 분야는 최근 딥러닝 기술의 등장으로 점프업 중이다. 학습을 통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자동으로 개발하는 기술인 머신러닝과 이 머신러닝을 신경망으로 인간의 뇌처럼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하는게 딥러닝 기술이다. 딥러닝 기술 발전은 인지, 학습, 추론, 행동과 같은 인간의 지능영역 전 과정을 인공지능이 수행하도록 하는 혁신적인 진화를 가져왔다.   

2012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인지분야의 지능은 이미 인간 능력 이상의 수준으로 구현된다. 인공지능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인지분야의 기술 발달은 인공지능이 현실을 인간처럼 인식하도록 했다. 인간처럼 보고듣고, 인간 수준의 언어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지능을 구현하고, 스스로 지식을 키워가는 강화학습 기능도 활발하게 연구된다. 이와함께 인간처럼 미래상황을 예측하고 계획하며 행동하는 인공지능의 등장도 머지않았다.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이 퓨처로봇의 퓨로와 대화하고 있다 .   ©중기이코노미

인공지능은 이미 생활에 들어와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인공지능 기술부터 시작해, 최근 급속히 퍼지고 있는 스마트스피커도 인공지능의 영역을 넓혔다. 최근 이마트가 선보인 로봇카트 ‘일라이’는 상품의 위치안내와 결제, 사용후 원위치로 자동 복귀하는 기능까지 겸비했다. 지난 2월 평창올림픽에서 자동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기장 안내를 도우며 활약한 ‘퓨로’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결합한 미래의 로봇 모델을 보여주기도 했다.

장 교수는 “미래의 인공지능 로봇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공지능 로봇 사만다와 주인공이 마음의 교감을 나누는 내용의 영화 ‘허(Her)’나, 알츠하이머에 걸린 독거노인이 인공지능 로봇과 생활하며 동지애를 느끼는 영화 ‘로봇 앤 프랭크’와 같은 모습도 머지않아 현실화 될 것이라고 점쳤다. 

이와함께 장 교수는 영화 ‘바이센테니얼맨’이 화두를 던진 로봇과 윤리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갈팡질팡 로봇산업 “공공이 테스트베드 돼야”
• 관련기사 ㅣ 버튼 한번 ‘꾹’ 누르면 끝…IoT가 바꿔놓을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