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가 2016년 H재단으로부터 받은 희망센터 위탁사업비 4억여원을 총회 결산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미궁에 빠졌다. 위탁사업비 집행 및 정산 내역을 이사회와 총회에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연합회가 또 다른 해명을 내놨기 때문이다. 

위탁사업비 누락 이유…중기부, “실수였다고 그러더라”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 관계자는 ‘희망센터 사업비가 총회 결산보고에 누락된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는 중기이코노미 질문에 “그것은 아마 빠뜨렸다고, 실수였다고 그러더라”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총회에 보고를 해야 하는데 정산이 덜 끝나서, 그 당시 총회에 보고를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회가 해당 사업비 수입이 총회 보고사항임을 인지했음에도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정추위는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사진)을 형법상 업무상 횡령죄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중기이코노미

4억여원 누락이유…‘특별회계사항 때문’에서 ‘실수’로 바꿔

이에 앞서 연합회는 희망센터 위탁사업비는 일시적인 사업이기에 특별회계 사항으로 총회에 보고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한 바 있지만, 이젠 ‘실수’라고 입장을 바꾼 셈이다.  

결산승인은 연합회 정관이 정한 총회 의결사항이다. 따라서 연합회가 희망센터 위탁계약으로 지급받은 4억7600만원을 결산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면 정관을 위반한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또 다수의 공인회계사에 따르면 특별회계, 일반회계를 막론하고 모든 회계는 연합회 회계의 일부다. 따라서 특별회계는 특별회계별로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가 작성돼 결산에 포함돼야 한다. 특별회계 결산 역시 내부 감사를 받고 이사회 결의를 거쳐 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연합회가 올해 총회에 보고한 결산자료를 보면, 수입계정 중 사업수입에 실태조사 수입 1억7910만5000원이 포함돼 있지만, 희망재단 사업관련 수입은 누락돼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총회에 보고한 2016년도 결산보고서에는 실태조사에 따른 사업수입은 포함돼 있지만, 희망재단 사업관련 수입은 누락돼 있다. <자료=연합회 총회보고서>

“(수입이) 결산자료에 반영 안됐다면 횡령으로 볼 수 있다”

한 공인회계사는 이에 대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시적이든 아니든 연합회에서 발생한 수입은 결산자료에 반드시 반영이 돼야하고, 만일 결산자료에 반영이 안됐다면 횡령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총회 회원들에게 보고하는 회계장부상에 안 잡히고, 돈을 받은 것이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결산된 회계자료는 이사회에서 최종적으로 안을 올려 총회의 의결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정상화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위탁사업을 포함한 모든 회계는 결산서에 반영돼 내부감사를 받은 후 이사회 결의를 거쳐 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이를 결산서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과 2016년 이사회나 총회에 보고된 사업계획서에도 반영돼 있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초부터 매출누락을 통한 횡령을 염두에 두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추위는 이에 따라 연합회 최승재 회장을 형법상 업무상 횡령죄 등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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