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연합회 현장점검은 20일까지다. 중기부는 실무진과 회계사, 노무사 등 인력을 대거 투입해 정부 사업보조금 집행내역 조사와 함께, 회장 선거과정에서 불거졌던 각종 의혹도 점검한다고 했다. 그런데 현장점검 첫날 연합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현장점검 대상은 지난해 예산점검과 노무컨설팅으로 축소된 모양새다. 중기부 관계자도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이번 점검의 주 내용은 2017년도 보조금에 대한 내용이고, 노무는 컨설팅 기능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700만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법정 단체다. 사적이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단체와 구분해 법정기관으로서 운영의 정당성과 투명성이 요구되는게 너무 당연하다. 그러나 소상공인연합회 운영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음에도 중기부가 안일하게 대처해 연합회의 내홍이 장기화되고 있다. 

희망센터 사업비를 소상공인연합회가 총회 결산보고에서 누락한 사실과 관련해서도 중기부 관계자는 “2016년에 H재단 문제로 최승재 회장이 고발을 당한 적이 있으며, 무죄로 정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기부 관계자가 언급한 고발 건에는 이번에 문제가 된 희망센터 사업비는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사안을 중기부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덮으려고 한다고 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중기부는 또 희망센터 사업은 H재단을 관리감독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으로 중기부가 할 일은 아니란 입장이다. 하지만 희망센터 사업비 정산 건은 연합회가 정관을 위반한 것이기에 중기부 감독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중기부는 한 술 더 떠 “정상화추진위원회가 고발한다니, 검찰에서 조사하지 않겠는가”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소상공인지원법 제27조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연합회의 업무나 회계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반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기한을 정해 업무의 시정과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이번 연합회에 대한 현장점검이 소상공인지원법 제27조에 정한 내용을 충실하게 이행했는지는 점검 결과가 나와봐야 알 일이긴 하다. 그럼에도 이번 현장점검은 그래도 중기부가 뭔가 했다는 액션만 보여주고 끝날 공산이 크다. 

전국 700만 소상공인이 소상공인연합회에 거는 기대는 크다. 소상공인의 생활터전을 갉아먹는 대형유통재벌의 시장진입도 막아야 하고,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도 간절하게 바란다. 이 뿐인가. 불합리한 카드수수료 산정방식을 바로 잡아야하고, 가맹점·대리점들이 겪는 불합리한 구조도 해결해야 하며,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도 시급하다. 

소상공인연합회가 투명하고 정의롭게 바로 서지 않는다면, 소상공인들은 연합회에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 연합회의 존재 이유도 사라진다. 그리고 그 책임에서 중기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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