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테크㈜의 ‘Vion’은 전기 전문가가 아닌 누구라도 가정에서 손쉽게 전기전자 기기의 문제점을 체크해 볼 수 있는 스마트 멀티미터기다.   ©중기이코노미

방의 전등이 갑자기 작동되지 않는다. 전구 수명이 다했는지, 전류에 문제가 생긴건지 알 수 없다. ‘멀티미터기’를 이용하면 전구의 상태를 체크하고, 전구에 문제가 있으면 전구를 교체하면 된다. 전구엔 이상이 없고 전류에 문제가 있다면, 멀티미터기는 이같은 사정을 알려준다. 문제가 무엇인지만 알아도 해결방법은 한결 쉬워진다. 와이테크㈜의 ‘Vion’은 전기전문가가 아닌 누구라도 가정에서 손쉽게 전기전자기기의 문제점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 멀티미터기다.

와이테크 김용만 대표는 전기전자분야 30년 전문가다. 터치스크린 수입회사에 1991년 입사한 이후 기차·영화 무인발권기, 악보반주기, 실내서바이벌 게임기, 멀티비전 컨트롤러 분야에서 연구개발·기술영업을 맡아왔다. 그의 관심사는 줄곧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고 즐겁게 하는 일이었다.

멀티미터기 Vion, 건전지 잔량 체커 아이디어에서 출발

와이테크 김용만 대표가 기존 멀티미터기의 불편한 점을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지금까지의 멀티미터기는 부피가 큰 단말기에 전기를 측정하는 프로브가 연결된 모양이다. 전기기기에 따라 측정값을 조정해야 하고, 전류량을 잘못 조절했을 때는 높은 전압에 의한 기기 손상도 잦았다. 또 멀티미터기를 이해하고 활용하려면 광범위한 전기지식도 필요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가정에서는 멀티미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드물고, 전기전문가들의 전용기기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김 대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가정마다 멀티미터기가 있다. 미국에선 전자기기가 고장나 전문가를 부르면 견적비용만 100달러에, 출장비·수리비까지 하면 전등 하나 고치는데 30~40만원이 들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전기전자 제품의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가정용 멀티미터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세계 최초, 가장 심플하다”

김 대표는 “Vion은 기능과 디자인 면에서 세계 최초이며, 가장 심플한 멀티미터기”라고 자부했다. 

Vion은 한 쌍의 프로브만으로 구성됐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실행하면 자동으로 블루투스가 이 장치를 검색한다. 고장유무를 확인하려하는 기기에 +/- 극과 같은 측정지점에 측정기를 갖다대면, 스마트폰에 해당 기기의 상태가 자동으로 나타난다. Vion은 제품이나 사용처에 따라 별도의 조작없이 측정기를 갖다대는 것만으로 알아서 측정방법을 조정한다. 스마트폰이 주머니 안에 있어도 측정 결과를 음성안내를 통해 전달받는다. 사용처는 건전지 잔량 측정부터 전구, 충전기 등 각종 전자기기의 고장여부 확인 등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Vion은 작고 가벼워 휴대도 보관도 용이하고, 조작방법도 간단해 어린아이들도 사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CES·MWC·킥스타터 등 세계 시장에서 바이어 호평

이러한 기능과 디자인으로 Vion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회 CES와 2월 개최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가해, 전세계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최근 진행 중인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도 Vion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작한 Vion의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은 20일 현재 전 세계 2134명의 후원자가 1억6000여만원을 후원했다.

킥스타터에서 진행중인 Vion의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 <자료=킥스타터 홈페이지>

“기술개발을 마치고 양산을 위해 국내에서 여러 차례 투자처를 찾았지만, 국내 소비자에게는 생소한 제품이라 선뜻 나서는 투자자가 없었습니다. 미국시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킥스타터에 도전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2000여명의 후원자중 한국 후원자 40여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국과 독일 등 유럽 후원자라서 해외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죠.”

김 대표는 킥스타터에 도전하려는 기업은 그동안 가진 모든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Vion의 경우, 원래 이름은 ‘TowElec’이었다. 김 대표는 킥스타터 도전을 위해 알토스비즈 박한진 대표를 만나면서, 이 이름이 자칫 나쁜 의미의 영어 속어로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제품명을 바꿨다. 미리 제작해뒀던 영문브로셔나 동영상도 해외 소비자의 취향과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도 알았다.

김 대표는 알토스비즈가 이름없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에 보여준 지원에 감동을 받았다는 말도 했다. 알토스비즈가 킥스타터 캠페인 론칭의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사소한 오류까지 바로 잡아주고, 후원자들에 대한 피드백도 실시간으로 지원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Vion의 양산준비에 돌입했다. 믿고 후원해준 전 세계 2000여명의 후원자에게 최상의 상품을 우선 배송하는게 1차 목표라고 했다. 이와함께 다양한 수요자에 맞춰 Vion의 버전도 다각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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