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재벌이 보유한 부동산 공시가격은 시세반영률이 39%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재산세·보유세 등의 산정기준인 공시가격이 낮으면, 그만큼 부담하는 세금도 줄어든다. 왜곡된 공시가격으로 재벌들이 막대한 세금특혜를 누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5대재벌이 서울시내에 소유한 총 35개 부동산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을 25일 발표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이들 부동산 공시가격 총액은 21조원이지만 주변 부동산 실거래가 등 시세를 통해 추정한 실제 가치는 약 55조원에 달했다. 35개 부동산의 평균 시세반영률은 38.7%에 불과했다. 주거용 아파트 시세반영률(약 80%)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료=경실련>

◇현대차 한전부지 시세반영률 25%=시세반영률이 가장 낮은 부동산은 현대차가 보유한 삼성동 GBC다.

경실련에 따르면, 2015년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000억원에 매입했으며, 평당 4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이 부동산의 공시지가는 평당 1억1000만원, 총 2조6580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은 25%에 불과했다. 실거래가 기준 보유세는 722억원인 반면 지난해 공시지가 기준 세금은 181억원 수준이다. 

경실련은 한국전력 부지 매입이후 2년간(2016~2017년) 현대차가 누린 세금특혜 규모를 총 1111억원으로 추산했다.

<자료=경실련>

◇5대재벌 연간 2200억원 세금특혜=이들 5대재벌이 보유한 35개 부동산 중 토지에 대한 공시가격 기준 보유세 총액은 1141억원, 시세 총액 50조7839억원대비 실효세율은 0.22%에 불과했다. 

시세를 제대로 적용했을 경우와 비교하면, 이들 5대재벌은 연간 2200억원의 세금특혜를 받고 있다는게 경실련의 분석이다.

2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5대재벌이 서울시내에 소유한 총 35개 부동산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을 발표했다.   ©중기이코노미

현재는 국토교통부가 전국 50만 표준지 선정과 이들의 표준지 가격결정을 독점하고 있다. 국토부의 인적·물적 역량상 한계가 있어 공시지가의 객관성과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대안으로, 관련업무를 지자체에 이양하라는 요구다. 

경실련 김성달 부당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지난 10년간 표준지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주변상황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권한을 갖게 되면 지역 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표준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김 팀장은 “국토부가 지자체 권한행사를 관리·감독하면서 표준지 결정에 대한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다”고 했다. 

비주거용 건물을 가진 기업과 주택 소유자 간 조세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공시가 10억원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보유세는 연 202만원으로 시세대비 0.16% 수준이다. 5대재벌 소유 부동산토지 보유세 실효세율(0.22%)보다 0.06%p낮다. 그러나 중산층 1주택자의 주택가격은 5대재벌이 보유한 부동산 가격보다 수백배이상 낮다는 점에서, 조세형평성 차원을 넘어 역진세 성격을 갖는다는 지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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