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노동자 평균임금. 잊을 만하면 언론에 나오는, 단골 기삿거리다. 평균임금은 자료에 따라 최대 100만원단위의 차이가 난다. 언론에 보도된 평균임금에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댓글을 다는 많은 사람들은 중소기업 노동자가 적지 않다. 기자가 지인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해봐도 언론이 밝힌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현실과 동떨어졌다. 대한민국 전체 임금 노동자의 80% 이상이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이들 다수는 평균임금도 안되는 월급을 받으며 묵묵히 일한다. 

이들에게 4월은 유독 잔인한 달이다. 매년 4월에는 그달 분 건강보험료를 제외한, 지난해 건강보험료 정산분이 추가로 공제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보수가 증가한 직장인 840만명(60%)은 건강보험료를 1인당 평균 13만8000원을 더 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은 직장가입자에게 전년 보수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한 뒤, 이듬해 4월에 지난해 보수변동을 확정해 사후정산한다. 

 

물론 한 해 동안 인상된 임금과 비교하면 추가 납입해야 할 보험료가 소액일 수 있다. 반대로 보수가 줄어든 직장인은 환급을 받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보험료를 추가 납부하는데, 환급받는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웃을 일은 아니다.

임금이 떨어져 환급을 받지 못하면, 적게는 몇만원에서 많게는 13만원이상 급여가 준다. 적다면 적은 금액일 수 있지만, ‘가정의 달’ 5월을 앞두고 간단히 넘기기 어렵다. 국내 매출액 상위 30대기업에 다니는 직원의 평균연봉은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연봉에 2.47배 높다. 평균연봉에도 못 미치는 중소기업 노동자와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이런 가운데 동반성장위원회가 올해를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 운동’ 추진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선언은 자못 반갑기도 하다. 

대중소기업간 과도한 임금격차는 중소기업의 지불여력 탓이다. 또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을 악화시킨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불공정한 거래이고, 이는 바로 잡는게 마땅하다. 임금 노동자의 80% 이상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 매력적인 일자리가 돼야만 청년실업, 저출산 문제도 답이 보인다.

중소기업도 정신차려야 한다. 언제까지 불공정한 시장경제만 탓하며, 정부가 해결해주기만 바랄 일이 아니다. 열심히 일한 만큼 대우를 해주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문화에서, 중소기업 생산성도 높아진다. 대중소기업 임금격차 해소에 정부가 나서고 대기업이 지원한다고만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중소기업도 해결의 한 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