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연구개발 국고지원금을 부당편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발됐다.

환경부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하 기술원)에서 추진한 총 952건, 약 6966억원의 연구개발 사업에 대해 감찰한 결과,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한 대학연구소와 환경기업 등 46곳에서 약 81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147건을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사범수사단이 적발, 최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26일 밝혔다.

적발된 사례중 총 20건, 약 37억원 경우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연구원을 참여한 것처럼 거짓으로 연구개발계획서를 꾸며, 인건비와 해외출장비 등을 부당하게 수령하는 방식이다.

A대학 산학협력단은 협약도 체결하지 않은 C대학 등 9개 기관 25명을 연구에 참여한 것처럼 거짓으로 연구개발계획서를 작성해, 인건비 약 8억7700만원을 편취한 의혹이 있다. 또, 승인받은 연구원 중 아무 역할없는 학생까지 포함해 해외출장을 함께 가거나, 연구목적과 동떨어진 장기해외출장 등으로 약 7억8400만원을 편취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나머지 127건, 약 44억원 경우 연구기자재 구입비를 시장가격보다 부풀려 견적서를 조작하거나, 새로 구입한 것처럼 속이는 등 수법이 동원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명 ‘돌려막기’가 있다. ‘돌려막기’란 기존에 갖고 있던 연구장비를 다른 연구과제에 재사용하면서 마치 새로 구입한 것처럼 허위로 국가연구개발비를 청구하는 방식이다.

연구기관 D업체는 이전에 진행했던 것과 유사한 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동일한 기자재인 원심분리기를 반복사용했음에도 새로 구입한 것처럼 꾸몄다. 구매업체명만을 다른 업체명으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승인을 받아 약 50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의심된다.

환경부는 감찰결과에서 드러난 불법행위 총 147건에 대해 지난달 15일 ‘환경분야 중점 검찰청’으로 지정된 의정부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10년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한다.

환경부는 감찰결과를 토대로 환경분야 연구개발 지원금 부당편취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올해 안에 마련·시행할 계획이다. 기술원의 연구기자재 현장확인을 정례화하는 한편,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동점검제 등 도입을 검토한다.

‘쪼개기 구입’에 대한 대책도 마련한다. 3000만원이상 연구장비 구입시에는 의무적으로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등록해야 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3000만원이하로 쪼개서 구입하는 수법을 ‘쪼개기 구입’이라 일컫는다. 등록의무 비용을 기존 3000만원이상에서 1000만원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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