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대(對)중 제재 품목을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기업 피해가 우려된다.

30일 한국무역협회가 중국에 진출한 65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국내기업 영향’에 따르면, 전체 응답기업중 6.4%인 42개사는 ‘미 통상법 301조에 따라 1333개 품목에 대한 대중 제제가 현실화할 경우 실제 피해가 예상된다’고 응답했다.

중국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 중인 기업은 281개사로 조사됐는데, 이 가운데 ‘미 통상법 301조에 의한 대중 제재품목에 직간접적 연관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53개사였다. 피해가 우려된다고 응답한 42개사중 33개사는 ‘대중 수출 감소’, 15개사는 ‘중국 현지법인의 대미 수출 감소’, 3개사는 ‘중국 생산공장 이전 비용 발생’ 등을 예상했다. 11개사는 미국의 대중 제재에도 피해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대중 수출 예상 피해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수출 10%미만 감소(48.4%)’, ‘10~20% 감소(33.3%)’, ‘20~30% 감소(18.2%)’ 순으로 대답했다.

미국의 대중 제재 조치에 따른 대응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대응책 없이 현상유지하겠다(42.9%)’고 응답했으며, ‘대미 직접 수출 확대(35.7%)’와 ‘중국 수출비중 축소(33.3%)’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한편,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적재산권 침해 등 중국의 불공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4월3일(미국시간) 미 통상법 301조에 근거, 1333개 대중 제재 품목에 대한 25%관세 부과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USTR은 향후 제재 품목에 대한 공청회 및 의견서 접수 등을 통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므로, 제재 대상 품목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박진우 과장은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 약 5%만이 미국을 최종 귀착지로 하고 있어, 양국간 무역분쟁이 한국 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피해가 크고 직접적일 수 있다”면서, “미국의 대중 제재조치가 현실화하기까지 남은 한달여 시간동안 정부와 유관기관, 무역업계는 양국의 협상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하는 가운데, 공동으로 대응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