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투어 마일리지 활용 서비스에 대한 안내 페이지.<자료=키위투어>

제3자 항공마일리지 활용해 항공권 구매했다…여행사 고발

대한항공은 지난달 19일 항공마일리지를 활용해 여행상품을 판매한 ㈜키위투어를 ‘컴퓨터 등 사용사기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한항공이 ‘컴퓨터 등 사용사기죄’라고 주장한 내용의 핵심은, 키위투어가 제3자의 항공마일리지를 구입해 항공권을 구매했다는 것이다.

키위투어는 대한항공이 마케팅 제휴 명목으로 미국 은행 및 신용카드사에 판매한 항공마일리지 또는 미국인 개인이 보유한 항공마일리지를 미국 에이전시를 통해 구매해 여행상품으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2016년 11월 선보였다. 

키위투어 전기훈 대표는 중기이코노미 취재과정에서 항공마일리지를 활용한 상품 출시 이후 현재까지 132명이 이 상품을 이용했다고 강남경찰서 조사과정에서 진술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개인의 마일리지 사용을 제한하려고 고발했다”

전기훈 대표는 대한항공의 키위투어에 대한 고발은 국민들이 보유한 항공마일리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서비스하는 신생업체를 제재함으로써, 시장이 생겨나는 것을 방지하고 개인의 마일리지 사용을 제한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2년이상 인정했던 제3자의 항공마일리지를 활용한 항공권 구매를 최근 제한한 이유에 대해 전 대표는 “내년부터 항공마일리지 소멸이 예정돼 있지만, 국내 이용객들의 항공마일리지 활용처가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며,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이용해 항공권을 구매하려해도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보유한 마일리지가 항공권 구매액에 미치지 못하면 그냥 소멸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실제 지난 2008년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는 2019년부터 순차적으로 소멸된다. 2008년 국내 항공사들은 약관 개정을 통해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소멸되면 부채 감소 효과…“대한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 길다”

2008년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 마일리지 적립규모는 대한항공이 1조8683억원, 아시아나항공이 5335억원이다. 대한항공의 이번 조치로 대한항공의 누적된 마일리지가 점차 소멸되면, 그만큼 부채가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와관련 안진걸 민생희망연구소 소장(참여연대 전 사무처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현재 국내 일부 신용카드사에서는 신용카드 포인트를 개인 자산으로 인정하고, 현금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항공마일리지의 경우도 개인의 재산권임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소멸되도록 항공사 약관을 개정했으면, 당연히 다양한 사용처를 제공하거나 양도가 가능하게 하고 현금으로도 교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대한항공은 국제적인 기준으로 봐도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더 길고, 소액마일리지 활용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알려드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견을 반영해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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