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이 새로 임대차 계약을 할 때,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과 비교해 임대료를 아무리 많이 올려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은 14일 새 임대차계약시 직전 임대차계약의 임대료나 보증금의 10% 한도 내에서 증액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기존 임대차계약에 대해서도 임대료나 보증금 증감청구시, 임차인과 임대인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일방이 법원에 조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제윤경 의원은 정부가 지난 1월 임차인 보호강화를 위해 임대료 및 보증금 인상 상한을 기존 9%에서 5% 하향조정한 상가법 시행령을 개정했지만, 신규 임대차계약에는 인상한도 상한이 없어 임차인을 빠른 주기로 교체할 유인만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밝혔다.

제 의원실이 한국감정원의 상가부동산임대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분기 기준으로 최근 4년간(2015~2018) 소규모상가 평균임대료는 전국 평균 26.5% 증가했으며, 서울은 13.1% 증가했다. 같은기간 평균 보증금은 전국이 28.6%, 서울이 39.1% 증가했다.

임대료 인상과 관련 해외 입법례를 보면 ▲프랑스의 경우 3년 주기로만 임대료 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분기별 상가임대료변동률을 초과하는 인상청구를 할 수 없다. 프랑스의 지난해 1분기 부동산임대료 상승률은 0.98%였다. ▲독일의 경우 임대차계약시 차후에 임대료를 계단식으로 혹은 국내가계물가지수에 맞춰 인상할 것인지 미리 약정했을 경우에만 임대료 인상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임대료 증감을 위해서는 우선 조정을 거쳐야 하고, 임대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임대료를 결정한다.

제윤경 의원실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신규 임차인에 대해서는 200%, 300% 올려도 전혀 규제가 없었다”며 “기존 임차인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 5%로 규제하고, 신규임차인에 대해서는 새로운 계약이기 때문에 5%보다는 임대인에 대한 규제를 조금 낮춰 10%로 정했다”고 밝혔다.

제 의원은 “아직도 상가법은 임대인에게 지나치게 많은 선택권과 면피수단을 제공하고 있다”며 “임대인과 임차인이 자발적 합의와 양보를 거쳐 스스로 상생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법과 제도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