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고우 고윤기 변호사,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회사에 문제를 일으키는 직원이 있다면, 갈등을 해결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 방법들 중 최후의 방법은 해당 직원을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배제하는 것, 즉 해고다. 하지만, 해고는 대부분 후폭풍이 있다. 해고를 당한 사람이 ‘부당해고’를 당했다면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다. 위원회의 절차가 마무리 되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법에 규정된 절차를 잘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징계해고를 위해서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고 대상자가 징계위원회에 출석해 소명기회를 가지고,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해고를 통보하는 일련의 절차가 필요하다. 이 절차를 가볍게 생각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이번에는 직원을 해고하는 일련의 과정 중에 ‘해고통지’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고통지는 서면으로 해야만 해고의 효력이 발생한다.

만약에 해고통지를 핸드폰 문자로 하면 어떻게 될까? 문자로 한 해고통지는 효력이 없다. 문자를 법에서 말하는 서면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 이메일(e-mail)로 해고통지를 하는 것은 가능할까? 이메일을 서면으로 볼 수 있을까? 서면은 종이에 한정되는 것인가? 이 이메일 해고통지가 유효한지와 관련해서는 몇 년에 걸쳐서 다툼이 있었다.

이메일로 발송한 해고통보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서면 해고통보와 똑같은 형식과 내용을 갖춰야 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그럼 이메일로 발송한 해고통보는 항상 유효할까? 대법원은 위의 판결에서 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가 유효하려면, 이메일의 형식과 작성 경위 등에 비춰 사용자의 해고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이메일에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에 관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으며, 해고에 적절히 대응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메일로 발송한 해고통보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메일도 서면이기 때문에 서면 해고통보와 똑같은 형식과 내용을 갖춰야 한다. 법에 규정된 것처럼, 해고사유·시기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이메일로 해고통보가 가능하다고 해서, 근로자가 평소 사용하지도 않고 확인하지도 않는 이메일로 해고통보서를 보내면 안된다. 무효인 해고통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사용자와 근로자간에 이메일로 문서를 주고 받아오고 있었던지, 아니면 근로자가 적극적으로 사용자 측에 자신의 이메일로 문서를 보내라고 했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괜찮다.

마지막으로, 근로자가 이메일로 해고통보를 받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직접 전화를 해서 확인을 받던, 문자를 보내어 회신을 받던 간에, 상대방이 이메일을 받았다는 사실을 꼭 확인해야 한다.

업무에서 사용하는 문서들은 차츰 전자화되고 있다. 법에 규정된 각종 통보, 통지 등도 예외는 아니다. 전자문서의 사용이 앞으로 대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아직까지는 이메일로 하는 해고통보는 서면 통보가 불가능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법에 규정된 절차들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지켜서 진행하는 것이, 사후의 분쟁을 막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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