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관세법인 김진규 대표관세사

이번 시범사업 참여업체는 수출입공급망 기업 및 대 베트남·싱가포르 수출자와 현지 수입자 위주로 선정된다. 관세청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성해 제공하고, 참여기업은 자사시스템에 연계해 실제 데이터를 전송, 통관 등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블록체인 구성 및 주요 특징

<자료=미래부(2017)>

블록체인(block chain)이란 ‘블록’이라는 소규모 데이터를 체인(사슬)형태로 순차적으로 연결하고, 다수 참가자의 합의와 원장이라는 분산저장을 통해 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하는 기술이다.

제3자의 중개와 보증 없이 거래 당사자간 안전한 거래를 보장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도입될 경우 ▲데이터 보안성 강화 ▲중간거래 비용 절감에 따른 거래절차 효율화 ▲자동화에 따른 계약의 스마트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수출입공급망이란 수출국 제조자에서 국내 최종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 관련된 공급 주체(수출입자, 항공사·선사, 은행, 보험, 물류창고, 화물운송주선업자 등)를 말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된다면 특히 국제무역 분야에서 새로운 형태의 무역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돈 탭스콧(Don Tapscott)은 그의 저서 ‘블록체인혁명(2016)’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7가지 비즈니스 모델 중 ‘블록체인 메이커’를 사례로 들면서, 무역 및 물류 공급망 사슬에서 상품의 원산지와 이동경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강력한 감시수단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각 산업의 거래에 필요한 신뢰구조 자체를 새롭게 구축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플랫폼 기술로서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신뢰구축 비용이 높은 산업(금융, 공공 부문) 및 이력추적 등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산업(제조 및 유통, 콘텐츠 부문)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수출통관 물류서비스 개념도

<자료=관세청(2018)>

관세청의 이번 사업은 52개국과 15개 FTA협정 체결을 통해 무역량이 증가하고 있는 무역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블록체인 기반 통관·물류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으로 선정된 범정부 차원의 사업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존의 수출무역 및 통관 업무는 다수의 물류주체가 참여하는 프로세스의 특성상 주체간의 정보공유가 번거로우며, 신고정보의 위·변조 등의 문제도 종종 발생했다.

그러나 실시간 물류의 가시성(Visibility)을 높이고 신뢰할 수 있는 화물정보의 물류 주체간 공유를 위한 핵심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된다면, 수출통관·물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수출화주가 생성하는 무역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가능해진다. 또 블록체인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수출통관·물류 프로세스를 개선하면, 수출신고서 및 B/L(선하증권) 작성이 무역서류 블록을 기반으로 생성됨에 따라 신고정보의 정합성과 투명성이 보장되고, 최소정보를 입력함에 따라 시간과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무역서류 발행 등의 절차 발생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에 의한 업무자동화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통관·물류업무 수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블록체인 기술 도입으로 인한 수출 및 물류 프로세스 개선

<자료=관세청(2018)>

이러한 시스템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관세청에서 제공하는 수출신고 모듈에 수출화주가 가입해야 한다. 수출 무역서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출신고서를 전자적으로 생성한 후 관세청에 신고한다. 이 시스템은 세관에 신고된 건에 대한 화물검사 선별, 심사 및 수출신고필증 발급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물품을 선적 후 선사에서 발생하는 B/L을 신고모듈에서 생성(또는 연계)해 관세청에 신고하도록 기능을 제공한다. 신고된 건에 대한 심사, 검사 대상통보 기능도 제공한다.

향후 현지 수입국 정부와의 해외연계를 통해, 국가간의 통관정보 및 무역서류(일부)를 상호 제공해 국가간 신속하고 안전한 통관체계를 구축하게 되면, 필요한 검사 절차를 신속히 마치고 통관을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거래비용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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