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는 천해지로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지배를 받는다. 사진은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입주해 있었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빌딩.<사진=뉴시스>

6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달 유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창구로 의심되는 페이퍼컴퍼니 등과 함께 청해진해운 관련사들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들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소환조사를 통해 회계법인들이 비자금 조성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특히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세광공인회계사 감사반의 회계사 K씨를 ‘그림자 경영’의 핵심 조력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부터 3년간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의 감사로 일했던 K씨는 비자금 조성 통로로 의심받고 있으며, 유 전 회장이 세모그룹의 조선사업부를 되찾는데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세광공인회계사 감사반은 청해진해운 뿐 아니라 트라이곤코리아, 다판다, 노른자쇼핑, 국제영상 등 다른 계열사들의 회계감사도 맡았으며, 이들 계열사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모두 ‘적정’을 제시했다. 청해진해운 계열사들을 포함해 지난해 세광에서 감사받은 법인은 16개 정도로 파악됐으며, 유 전 회장 관계사를 제외한 다른 회사들은 생소한 이름의 중소기업들이었다.

천해지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대주회계법인의 행보도 수상쩍다.

대주회계법인은 천해지에 대해 적정 의견으로 회계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인 지난 4월 30일 ‘기재정정’을 통해 의미심장한 내용을 보고했다. 대주회계법인은 ‘주석19’를 통해 원본감사보고서에는 없었던 ‘특수관계자의 거래 거래내역및잔액 특수관계자(AHAE PRESS, INC.) 거래 및 채권’을 추가했다.

천해지가 ‘아해 프레스’와 4억원의 거래가 있었으며 164억에 달하는 채권이 존재한다는 내용이다. 또 특수관계자의 거래·보증, 특수관계자에게 제공한 지급보증을 통해 10억원을 지급보증했다는 내용도 뒤늦게 첨부했다. 아해 프레스는 유 전 회장이 세운 미국 법인으로, 대주회계법인의 기재정정 내용은 외화 불법반출을 뒤늦게 실토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6일 대주회계법인의 정정공시로 인해 천해지가 아해 프레스에 164억1600만원을 선급금으로 지급했고, 4억4800만원의 상품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사진 수입대금 명목으로 5억원, 선급금 형식으로 164억원을 미국으로 빼돌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대주회계법인은 지난해 100개가 훨씬 넘는 회사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것으로 파악돼 청해진해운 관련사들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 중에서는 고객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계열사들의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들이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도 검찰수사와 금융당국의 회계감리 등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핵심 관계사인 아이원아이 홀딩스, 문진미디어의 회계감사는 중앙회계법인이 담당했다. 중앙회계법인 역시 두 회사에 대해 감사의견 적정을 제시했다. 지난해 이 회계법인에 감사를 받은 법인은 80개사 정도며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다. 일반인들이 이름을 알만한 곳은 Y사와 P사, S사 정도다.

나래회계법인은 아해와 온지구의 회계감사를 했던 곳이다. 이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역시 예외 없이 적정이었다. 지난해 나래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은 곳은 약 45개사며 역시 대부분 소규모 회사다. I사와 D사 등은 규모가 있는 회사에 속한다.

이들 회계법인은 금융당국과 한국공인회계사회 등의 집중 감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회계사회와 공동으로 3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유 전 회장 계열사와 회계법인들의 분식회계 여부를 감리하고 있다.<뉴시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