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원, ‘영세성’ 극복방안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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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지원, ‘영세성’ 극복방안에 집중해야 매출액↑ 영업이익↓…공공조달참여·사회보장제 확대 등 지원책 필요

기사입력2018-06-20 19:4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와 민주연구원, 소상공인포럼은 20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해가 갈수록 악화되는 소상공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세성 극복을 맞춘 정부의 정책지원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매출증대와 비용절감 중심으로 진행했던 소상공인 지원방식을, 소상공인 스스로 영세성을 탈피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영세성 탈피가 우선돼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와 민주연구원, 소상공인포럼이 20일 공동주최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정책토론회’에서 중소기업연구원 남윤형 박사는 “소상공인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매출액도 증가하고 있지만 소상공인의 실질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이익은 감소하고 있다”며 “위기의 소상공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소상공인의 영세성 탈피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박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경쟁력 약화는 영세성에서 기인한다. 통계청의 경제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의 연간 매출액은 2010년 1억8060만원에서 2015년 2억1920만원으로 21.4% 증가했다. 반면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2900만원에서 2510만원으로 13.3% 감소했다. 특히 소상공인이 집중된 제조업,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부문에서 영업이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영세화의 원인…영업비용 증가·불경기·혁신성 부족

영업이익의 하락은 곧 소상공인의 소득감소로 이어진다. 2015년기준 소상공인의 월평균 영업이익(실질소득)은 209만원, 임금근로자 평균소득 329만원의 64% 수준이다.

소상공인의 영업이익 감소는 또한 고용감소와도 관련돼 있다. 2017년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5만9000명,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3만7000명이다. 2015년에 비해 지난해 자영업자는 1.3% 증가했지만,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2.3% 감소한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2.8% 증가했다. 소상공인의 영세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남 박사는 소상공인 영세화의 첫번째 원인으로 영업비용 증가를 꼽았다. 2015년 업체당 연간 매출액은 2010년대비 3800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기간 영업비용은 4200만원이 증가했다. 매출액 증가율(21.4%)이 영업비용 증가율(28%)보다 6.6%p 낮았다. 영업비용은 매출원가, 인건비, 임차료, 세금, 감가상각비, R&D비용, 기타경비를 포함한 비용을 말한다.

통제 불가능한 외부요인도 문제다. 지속되는 불경기로 소비는 위축되고, 가계소비중 소득·재산·자동차 관련 세금과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이자 등 비소비지출이 증가한 것도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이 됐다. 또 도소매·음식숙박·개인서비스업 등 비전문 분야의 과당경쟁과 대형마트·SSM·상품공급점·편의점·드럭스토어·복합쇼핑몰 등 대기업의 골목시장 침해도 심각한 문제다.

이밖에 대출증가로 인한 재정부실, 소규모화에 따른 구매력과 판매력의 한계, 고령화·비전문성·관성적 영업 등으로 혁신성의 부족도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깎아먹는다.

소상공인 스스로 경쟁력 강화할 수 있는 육성방안 필요

남 박사는 그 동안 정부가 소상공인 매출증대와 비용절감을 위한 각종 정책을 펼쳤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소상공인을 도와주는 정책이 아닌 영세성을 탈피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 박사는 소상공인이 영세성을 극복하고 경쟁력 강화를 촉진할 방안으로 ▲공공조달 참여확대 ▲일하기 좋은 사업장 구축 ▲사회보장제도 확대 ▲거래비용 절감을 위한 결제시스템 조성 ▲소상공인 스스로 혁신성 강화 등을 제안했다.

◇공공조달 참여확대=공공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 구매목표비율제도를 도입해 중소기업은 수혜를 입고 있지만, 소상공인의 경우 공공구매액은 전체 공공구매의 18% 수준에 그친다. 남 박사는 중기업, 소기업, 소상공인별 구매목표비율을 차별화해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소상공인협동조합에게 공공조달시장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일하기 좋은 사업장 구축=정부가 지원하는 일자리안정자금의 효과가 미치지 못하는 사업장이 여전히 많다. 차상위계층, 신용불량자, 외국인노동자, 임대주택거주자, 가족피보험자 등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이 일자리안정자금 혜택을 기피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을 고용한 사업주도 일자리안정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사회보장제도 확대=정부는 일자리안정자금, 두루누리사업, 건강보험료 감면, 사회보험료 세액공제 등 소상공인 지원제도를 운영한다. 남 박사는 영세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기존의 지원제도를 확대시행하고, 영업이익이 낮은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회보험료 감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거래비용 절감을 위한 결제시스템=카드수수료는 여전히 소상공인에게 부담요인이다. 최근 핀테크산업 확대로 모바일결제시장이 급격히 성장했지만, 소상공인·전통시장의 상거래 현대화 수준은 여전히 낮다. 따라서 정부가 소상공인 전용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APP기반 소상공인 전용 결제시스템을 개발하고, QR코드북과 홍보 등을 지원해 모바일결제 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순옥 더불어민주당소상공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소상공인들도 노동자인데 스스로를 고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제도, 주52시간 근무제도, 연차휴가제도 모두 해당되지 않는 노동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게다가 해가 갈수록 소득은 점점 줄어드는 구조 속에 신음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노동자에겐 최저임금을 소상공인에겐 최저소득을’

소상공인의 영세성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함께 소상공인 스스로의 혁신노력이 필요하다. 남 박사는 “변화관리 노력을 통해 영세성을 극복하는 소상공인도 있지만, 아직 많은 소상공인들은 관성적으로 전통방식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전문성 보유, 제품·서비스의 차별화 및 품질경쟁 우위, 성장 가능한 유망아이템, 신마케팅기법, 신기술활용 점포운영 등 사업운영에 필요한 스스로의 혁신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전순옥 더불어민주당소상공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소상공인들도 노동자인데, 스스로를 고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제·주52시간근무제·연차휴가제 모두 해당되지 않는 노동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게다가 해가 갈수록 소득은 점점 줄어드는 구조 속에 신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특별위원회는 ‘노동자에겐 최저임금을 소상공인에겐 최저소득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소상공인 소득증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며 “공공구매시장의 20%를 소상공인에게 할당, 소상공인 스마트공장 도입, 0%카드수수료 등이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