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보유세를 단기간에 올리기는 어렵다. 시장과 국민에게 확실한 신호를 주는게 중요하다. 양도세를 강화했지만 매물이 안 나오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까지 5년이든 10년이든 버티면 오른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보유세를 인상하면 다주택자는 부담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시장에 매물을 내놓을 것이다”

참여연대가 최근 주최한 ‘서민증세인가? 공평과세인가? 부동산 보유세 시민이 말한다’ 집담회에서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박용대 변호사는 ‘견고한 신호’를 강조했다. 현재 시세대비 0.16% 수준인 보유세율을 1%를 목표로 로드맵을 제시해,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게 박 변호사의 주장이다. 보유세는 조세저항이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부동산이 더이상 시세차익을 통한 수익창출 도구가 아니라는 점을 못 박아야 한다는 얘기다.

국가재정을 충당하는 세금납부는 국민의 의무다. 소득이 있으면 누구나 내야하며, 누가 얼마만큼 부담해야 하는가는 공평과 정의의 문제다. 보유세가 낮다는건 부동산소유자가 세금을 덜 낸다는 의미다. 뒤집어 말하면, 근로소득자가 부동산소유자가 내야할 세금까지 부담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국민 대다수가 부통산투기꾼을 비난하면서도, 부통산투기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정부가 불로소득을 방치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증세를 싫어한다. 극소수만 내는 종부세도 예외가 아니다. 2005년 참여정부가 종부세를 인상할 당시, 종부세 적용 대상자는 전국민의 2.5%에 불과했음에도 ‘세금폭탄’ 프레임으로 반대여론이 들끓었다. 그래서 종부세 인상에는 불로소득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은 “참여정부는 지지율이 30%미만인 상황에서도 보유세 강화를 추진했다. 보유세 강화는 인기없는 정책이다. 하위계층도 반대하는 경향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음에도 용기있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80%에 육박한다. 지지율 10% 까먹을 각오하고 보유세를 강화할 수 있지 않은가”라며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질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운영 기치로 ‘소득주도성장’을 제시했다. 소수 자산가가 아닌 대다수 근로소득자의 가처분소득을 올려 소비를 증진시킴으로써 총수요를 늘리자는 정책이다. 소수가 점유한 부동산에서 발생한 불로소득에 과세를 강화함으로써 늘어난 세수로 복지를 확대할 수 있다. 부동산가격 안정은 국민들의 주거부담을 해소함으로써 총수요를 보다 키울 수도 있다. 이런점에서 종부세는 소득주도성장과 궁합이 맞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종부세 트라우마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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