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상공인이 바이럴마케팅 대행사와 홍보계약 체결 전, 계약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글자도 제대로 안보이는 이미지파일을 받아보고 계약내용에 동의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광고효과도 보지 못한 채 1년계약금 130만원을 날릴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을 운영하는 A씨는 바이럴마케팅 대행사와 홍보계약을 체결했다. 바이럴마케팅은 SNS를 통해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업을 홍보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대행사는 파워블로거를 모집해 업체 홍보글을 게재·관리해주겠다며 홍보대행계약을 권유했다. A씨는 월 10만원씩, 부가세 포함 총 132만원을 1년 계약금으로 지불했다. 

대행사, 체험단 2회 모집에 120만원…“돌려줄 돈 없다”

A씨는 대행사가 체험단 모집을 공고해 선정한 블로거들에게 상품을 발송했지만, 해당블로거는 제때 글을 올리지 않았다. 심지어 상호명을 잘못 기재하기도 했다. 정상적인 관리가 안되자, A씨는 계약 두달만에 해지를 요청했다. 대행사는 이미 집행한 광고 2회분 금액이 총 120만원이라며 돌려줄 돈이 없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계약서에 있다. 대행사가 A씨에게 제시한 계약서에는 ‘계약해지시 기집행비용에 대해 정상판매금액(1회 60만원)을 기준으로 청구’한다는 문구가 있었다. 대행사는 A씨와 계약체결 이후 두달간 총 2회 블로그 체험단을 모집하는 등 광고활동을 했다. A씨는 월 10만원, 횟수제한이 없다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이 깨지면 1회당 정상판매금액 60만원을 청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A씨는 한국인터넷재단에 도움을 받아 소송을 제기했다. 대행사도 이의제기 신청 등 사내변호사를 통해 법적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은 소장·준비서면 작성, 소송절차 및 대응방법 상담 등의 방법으로 A씨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인터넷광고재단 이빈 전문상담사는 “이용약관을 근거로 고객에게 상당한 이유없이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고객의 해지권행사를 배제한 것”이라며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보전 취지를 넘어, 부당이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계약서 확인 필수, 관련기관에 계약내용 문의

이같은 피해를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계약서를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다. 이빈 전문상담사는 “깨알같은 글씨로 작성돼 내용을 알아볼 수도 없는 이미지 파일 계약서를 카카오톡으로 보내는 경우가 있다”며 “이때 많은 광고주가 ‘해지시 1회당 정상판매금액 60만원’과 같이 중요한 조항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동의합니다’라고 메시지를 전송하고 카드번호를 교부한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업체가 보낸 계약서 이미지 화질이 나쁘고 글자가 작아 내용확인이 어려우면 반드시 제대로 된 계약서를 요구해야 한다”며 “혼자서 내용을 파악해 위험성을 가늠하기 어려우면 인터넷광고재단 등 관련기관에 문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계약체결시 기간단위 아닌 게재횟수로 하라 

블로그 체험단 관련계약을 체결할 때 기간 단위로 하지 말고, 게재횟수로 하라는게 이빈 전문상담사 조언이다. 게재횟수에 따라 광고계약을 체결했다면, A씨와 같은 피해사례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빈 전문상담사는 “대행사가 선정한 블로거가 실제로는 네이버에서 인증을 받은 파워블로거가 아닌 사례도 발생한다. 상품을 받아 놓고 한참 뒤에 후기를 쓰기도 하고 아예 올리지 않는 경우도 보인다. 광고업체들이 계약서에 ‘체험단 모집후 4~7주이내 게시물 기재’ 등으로 명시하기 때문에, 불만족스러운 조항은 계약전에 업체에 요구해 수정해야 한다”며 “광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계약금을 가져가는 사례가 발생하는 만큼, 계약을 한다면 꼼꼼한 확인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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