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지식인 323명이 이름을 올린 ‘지식인 선언 네트워크’는 지난 18일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서는 자회사 방식을 허용하고, 다양한 예외를 두어 많은 비정규직을 온존시켰다”며 “본격적 과제인 민간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아직 첫발조차 떼지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민간부문 비정규직 규모 관련통계 자체도 부정확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좋은 일자리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통계청의 고용통계 이외 비정규직 실태와 규모를 보여주는 조사는 고용형태공시제가 유일하다. 고용정책기본법에 따라 300인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주는 매년 3월31일까지 소속 근로자와 소속외 근로자 수 그리고 소속 근로자는 다시 성별과 고용형태(정규직과 무기계약근로, 기간제근로, 단시간근로)로 구분해 해당인원을 공시해야한다. 고용형태공시제는 비정규직과 사내하도급 확산으로 노동시장 이중구조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기업의 자율적인 개선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다.

<자료=국가법령정보센터>

시행규칙 개정하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율 알 수 있어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깨자는 도입취지에도 불구하고, 고용형태공시제는 사업장내 비정규직 실태조차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공시의무 항목인 ‘소속외 근로자’ 대부분이 위장도급·불법파견일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간부문 비정규직 실태 파악을 위해 ‘소속외 근로자’ 항목을 파견·용역·사내하도급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소속외 근로자’ 항목 구분은 고용정책기본법을 건드리지 않고 시행규칙만 개정하면 된다. 극우성향 집단과 충돌하지 않고 정부 의지만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다. 경제개혁연대가 지난해 발표한 ‘시행령 등 하위규정 개정을 통한 경제민주화 실천방안’에서 “공시기준일 현재 인원을 공시하는 것만으로는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소속외 근로자’를 파견·용역·사내하도급 등으로 세분화해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또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 근로기간을 적어도 6개월단위로 구분해 공시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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