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기형적인 독식구조를 철폐하지 않는다면, 프랜차이즈 산업의 미래는 없다. 가맹점주를 핍박의 대상, 수익의 원천으로 생각하는 나쁜 악습을 없애고 상호협력과 경제적 공동체 관계로 전환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은 프랜차이즈 산업의 성장을 돕는 정책으로, 적극 지지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이재광 공동의장은 26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회원이 가맹본사 갑질로 힘겨워하는 가맹점주의 모습을 퍼포먼스로 보여주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 공동의장은 “가맹점주의 월평균 소득은 230만원 수준”이라면서 “불합리한 수익배분 구조로 가맹점주의 수익증가는 미미한데, 인건비와 부대비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가맹점주가 모두 떠안으며 가맹점주의 실소득은 100만원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불합리한 수익구조로 가맹점주가 무너지면 가맹본사도 생존할 수 없어 자칫 모두가 공멸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얘기다.

지난해 기준 연매출 100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 7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프랜차이즈산업 규모는 비대해졌다. 그러나 이 영업이익 중 2조500억원을 4200여개 가맹본사가 가져가고, 나머지 약 5조원을 22만명의 가맹점주가 나누는 구조는 산업성장의 과실을 사실상 가맹본사가 가져가는 불합리로 나타난다.

“프랜차이즈산업協 자율교섭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

따라서 김남근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정책위원장(민변 부회장)은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사업 분야 불공정거래에 대한 규제를 하려고 하면,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자율교섭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약속해왔다”며 “그러나 가맹점주들이 교섭을 요청하면 이에 응하지 않거나, 가맹점주들과 맺은 상생협약을 지키지 않는 본사가 여전히 많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대기업이 함께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130만원 월급을 받던 노동자들의 형편이 나아져 피자든 김밥이든 구매할 수 있다. 그래야 밑바닥에서 돈이 도는 경제민주화가 이뤄진다는 것을 여기 모인 가맹점주들은 잘 알고 있다”며 “일부 편의점주협의회에서 최저임금 반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힘들게 하는 근본적인 문제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은 국민들도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26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앞에서 ‘로열티 전환·필수물품 최소화·가맹금 인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로열티 전환, 필수물품 최소화, 가맹금 인하…가맹점주 요구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과도한 유통마진을 버리고 합리적 로열티 수익구조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함께 ▲필수물품 최소화와 가맹금 인하 협상에 가맹본부가 적극적으로 임할 것 그리고 ▲가맹본사가 1년 전 약속한 자정실천안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합리적인 로열티 수익구조로 바꿔라=국내 가맹본사의 주 수익은 유통과 인테리어 공사 마진에서 발생하고 있다. 유통업·인테리어 공사업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이로인해 프랜차이즈 산업은 불공정 등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현재까지는 프랜차이즈가 갖는 경쟁력으로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지금 대두된 문제를 해결해 성숙된 구조로 전환하지 않으면 그 성장은 멈출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프랜차이즈산업 특성상 상호보완적으로 경제적 공동체 관계를 형성해야 하며, 유통과 인테리어 공사 마진이 중심인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합리한 수익구조를 가맹점주의 수익에 근거한 로열티 중심으로 바꿔야한다는 얘기다.

◇필수물품 최소화·가맹금 인하 협상 나서라=가맹본사가 부당하게 수익을 가져가는 통로는 ‘필수물품’이라는 원부자재 공급을 통해서다.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공산품·농산물까지 무분별하게 넓게 필수물품으로 설정한 다음, 유통폭리를 취해 가맹점주의 수익을 악화시켜 가맹사업의 성장 또한 저해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공존을 위해,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필수물품을 최소화하고 가맹금을 내려 가맹점주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부자재 등 유통은 점주들이 공동구매를 하거나 본사까지 참여하는 구매협동조합에 맡기고, 가맹본사는 본연의 업무인 노하우·기술 개발 등을 수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함께 가맹비를 내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가맹본부도 분담할 것을 주문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임영태 사무총장에게 ‘필수물품 최소화 및 가맹금 인하 협상 요구서’를 전달했다.   ©중기이코노미

자정안의 주요내용은 ▲가맹점사업자와의 소통강화 ▲유통 폭리 근절 ▲가맹점사업자의 권익 보장 ▲건전한 산업발전 등 4개의 핵심 주제와 11개의 추진 과제가 포함돼 있다. 특히, 합리적 대가관계 형성 기반을 위해 소속사에 ‘정액제 또는 정률제에 의한 로열티 체제로 조속히 전환할 것과 정률제에 의할 경우에 가맹점사업자의 정직성이 담보되도록 권고’하고 스스로 이를 실천하겠다며 국회에 입법을 통한 규제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1년이 지난 지금, 단 한 개의 가맹본사라도 유통폭리를 근절하고 로열티 체제로 전환한 가맹본가가 있는가라며, 가맹본사는 더 이상 가맹점주와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스스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랜차이즈산업協 “자정안 순차적 진행, 점주와 함께 고민”

한편, 기자회견 후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임영태 사무총장에게 ‘필수물품 최소화 및 가맹금 인하 협상 요구서’를 전달했다.

임 사무총장은 “협회는 자정실천안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정액로열티를 실천하는 기업이 하나 생겨나는 등 결실을 맺고 있다”며 “점주들이 고민하는 방향에 대해 협회가 더 노력하고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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