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법⑪설계변경 등에 따른 하도급대금의 조정의무]계약기간 중 물가등락 등 경제여건이 변동하거나 설계변경 등이 발생하면, 그에 따른 계약금액을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계약금액의 조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초 계약한대로 제조 등의 이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하도급계약의 경우 원사업자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원사업자가 발주사로부터 지급받은 물가상승분 등도 임의로 정해 지급하는 등 수급사업자가 불이익을 감수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6조에서는 원사업자가 제조 등을 위탁한 후 설계변경 또는 경제상황의 변동 등을 이유로 계약금액이 증액되고, 같은 이유로 목적물 등의 완성 또는 완료에 추가비용이 들 경우 원사업자는 발주자로부터 증액 받은 계약금액의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증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 감액을 받은 경우에는 하도급대금을 감액할 수 있다.

하도급대금의 증액 또는 감액은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계약금액을 증액 또는 감액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하도급기업에 통지해야 하고, 하도급대금 조정은 30일 이내에 해야 한다. 증액된 추가금액을 지급받은 날로부터 15일을 초과해 지급할 경우 추가금액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어음만기일 또는 어음대체결제수단으로 결제할 경우, 상환기일이 15일을 초과할 경우에는 어음할인료 또는 수수료를 지급해야한다.

공사대금 증액 받고도 하도급대금은 증액 안한 SK건설

발주자로부터 물가변동에 따른 공사대금을 증액 받고도 8개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을 증액해 주지 않은 에스케이건설㈜은 설계변경 등에 따른 하도급대금의 조정의무를 위반한 사례다.

에스케이건설은 ‘시화 멀티테크노밸리 제5공구 조성공사’와 관련, 2008년 한국수자원공사부터 공사 발주를 받아 2008년부터 2011년까지 8개 사업자에게 일부 건설에 대한 위탁을 했다.

이후 에스케이건설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2010년 1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물가변동에 따라 계약금액을 증액받았다. 그러나 8개 수급사업자들에 대해서는 계약금액을 증액받은 날부터 법정기한인 30일을 상당기간 초과할 때까지 하도급대금을 증액하지 않았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에스케이건설은 수급사업자들에게 2012년 3월 증액 조정금액 4억6240만3000원과 지연이자 3711만4000원을 모두 지급했다. 하지만 이는 에스케이건설이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증액된 계약금액을 수령한 지 76일~440일이 경과된 시점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약금액을 증액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관련 수급사업자들에게 하도급대금을 증액해 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에스케이건설이 8개 수급사업자들에게 각각 법정기한인 30일을 76일에서 440일을 초과할 때까지 하도급 대금을 지금하지 않은 행위는 하도급법 제16조 제3항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공정위는 에스케이건설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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