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유통업체가 입점업체의 영업시간을 부당하게 구속할 경우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기준이 신설됐다. 또 ‘경영정보 제공 요구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을 합리화하고, 정액과징금 산정방식도 개선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와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 고시’ 개정안을 30일부터 20일간 행정예고했다.

지난 3월 공포된 개정 ‘대규모유통업법’의 제15조의2항에서는 매장 임차인이 질병의 발병과 치료 등과 같은 불가피한 사유로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영업시간의 단축을 요구함에도, 대규모유통업자가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경우를 새로운 위법 행위로 규정한 바 있다.

이에따라 공정위는 대규모유통업체가 입점업체의 영업시간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을 마련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현행 과징금고시는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수준을 결정할 때 ▲위반행위 유형 ▲부당성/거래조건 악화 ▲납품업자 등의 수 ▲위반행위의 수 ▲매출액 ▲관련매입액 등 6가지 요소를 각각의 중대성에 따라 상·중·하로 평가해 가중치 점수 3·2·1점을 각각 부과하고 있다.

이번 고시 개정안에서는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 행위를 ‘위반행위 유형’ 중 중대성 ‘하’로 평가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행위가 입점업체의 금전적 손실을 직접적으로 유발한다기 보다는 영업에 대한 의사결정만을 구속하는 성격이 강하고, 그 피해의 범위도 개별업체에 국한돼 대규모 유통업체의 공정거래질서를 저해시키는 정도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경영정보 제공 요구’ 과징금 부과기준 합리화

경영정보 제공 요구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도 합리화했다. 현행 과징금고시에서는 경영정보 제공 요구 금지 행위 위반 시 위반행위와 관련된 상품의 매입액 또는 관련 임대료를 모수로 일정비율을 과징금으로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정보 제공 요구 행위의 경우 그 위법의 정도는 거래금액 크기의 영향을 받는다기 보다는 ▲경영정보 요구 방법 ▲취득한 정보의 내용과 양 ▲정보요구 횟수 ▲정보요구 기간 ▲거래상지위 악용 정도 등의 요소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에따라 공정위는 경영정보 제공 요구 행위에 대해 매입액·임대료에 비례한 정률과징금을부과하지 않고 정액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한편, 정액과징금 액수를 산정할 때 고려하는 요소 중 ‘관련 매입액 등’의 요소를 삭제했다. 정액과징금은 법 위반행위와 관련된 매입액 또는 임대료의 산정이 곤란한 경우에 부과하는데, 정액과징금 부과수준을 결정하는 요소 중 관련 매입액 항목이 불합리하다는 판단에 의해서다. 관련 매입액 등 요소에 적용되는 가중치 0.1점은 ‘부당성/거래조건 악화’ 요소에 포함시켰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중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 후, 전원회의 의결을 거져 오는 9월14일부터 개정 고시를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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