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자연수 김광호 변호사

만일 장남(또는 한 자녀)에게 상속분을 초과하는 재산을 증여하거나 상속한 경우 다른 형제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가.

최근 상담사례를 보면, 4남매가 있고, 아버지는 약 2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데, 10년전에 장남에게 시가 14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증여하고 최근에 사망을 한 경우다. 장남이 아버지의 나머지 상속재산 6억원에 대해서도 자신의 상속분이 있다고 주장하자, 딸들이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상담해 온 것이다.

위와 같은 경우 다른 형제들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유류분권이다. 유류분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재산에 있어서 취득이 보장되는 비율 또는 일정액을 말하며, 이러한 유류분을 가질 수 있는 권리를 유류분권이라고 한다. 상속개시시를 기준으로 해 피상속인의 유증 또는 증여를 일정한 한도에서 반환시키는 권리를 유류분권리자가 가질 뿐이며, 생전의 피상속인 재산처분의 자유를 구속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러한 재산처분 자유의 원칙을 철저히 관철할 경우, 피상속인이 유산을 전적으로 타인에게나 사회의 공공단체에 유증한다면, 생존가족의 생계가 위협받는 등의 여러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재산처분의 절대적 자유를 제한해, 최소한도의 법정상속분을 자손 또는 잔존배우자에게 남겨야 한다는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다.

상속인이 4명일 경우 민법에 의한 법정상속분은 각 1/4이다. 만약 자녀 1명이 재산 전부를 상속받았다고 하면, 나머지 자녀 3명은 유류분으로 상속재산의 1/8씩을 가져갈수 있다. 예를들어 상속재산이 20억원이라면, 유류분은 2억5000만원이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상속인이면 모두 유류분권리자가 되는 것이 아니고, 피상속인과 일정한 신분관계에 있는 자에 한한다. 현행 민법상 유류분권리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형제자매이다. 유류분의 비율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피상속인의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이다.

종합하면, 부모(피상속인)가 자녀 중 한 명에게 재산을 모두 증여하거나 상속하더라도, 다른 자녀는 부모 사망후에 자신의 법정상속분에 2분의 1을 곱한 비율에 대해 많은 재산을 물려받은 다른 형제에게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 사례에서, 상속재산은 20억원(상속재산에는 사전에 증여한 재산을 가산)이 되고, 4남매(계산 편의상 어머니는 이전에 사망했다고 가정)가 정상적인 상속을 거쳤더라면 1명당 각 5억원씩의 재산을 상속받았을 것이고 각자의 유류분은 5억원의 2분의 1인 2억5000만원이 된다. 

장남은 사전에 5억원을 초과해 증여를 받았으므로, 장남은 나머지 상속재산에 대하여는 상속분을 주장할 수 없고, 다른 형제들은 나머지 6억원을 가지고 3명이서 안분을 하게 돼 각 2억원씩 상속을 받게된다. 그런데 다른 형제들의 유류분이 각 2억5000만원이므로, 상속받은 2억원을 제외한 5000만원에 대해 장남에게 각 5000만원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다.

유류분이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상속인의 권리이지만, 유류분권을 행사할 경우 형제자매들 사이가 결코 좋지 않게 끝나게 된다는 점에서, 부모는 생전에 재산분배를 정해서 형제들간의 다툼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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