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국내 최초 ‘프랜차이즈 구매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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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국내 최초 ‘프랜차이즈 구매협동조합’ 3년간 계속된 갈등 봉합…주요품목 필수물품 지정·본사 미참여 한계

기사입력2018-08-09 12:1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미스터피자 본점 ©중기이코노미

3년넘게 분쟁을 이어온 미스터피자 ㈜MP그룹이 25개 필수물품을 해지하고, 가맹점주가 프랜차이즈 구매협동조합을 구성해 필요물품을 자율구매 할 수 있도록 하는 상생협약을 체결한다.

9일 MP그룹과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이하 미가협)는 서울시청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주재로 상생협약식을 갖는다. 협약식 후에는 가맹점주들은 구매협동조합 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구매협동조합 설립에 돌입한다.

상생협약안에 따르면 MP그룹은 가맹점주 수익개선을 위해 그동안 본사를 통해서만 구매했던 냉동새우, 베이컨 등 25개 필수품목을 내년 1월부터 자율구매 할 수 있도록 했다. 본사 식자재 매출의 30%, 연간 12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따라 자율구매 품목은 가맹점주들이 설립하는 구매협동조합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치즈·도우·소스 등 필수물품으로 지정된 품목의 경우에는 본사와 가맹점주로 구성된 ‘구매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본사가 공급하는 원·부자재의 품질기준을 수립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합리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구매협동조합과 구매공동위원회는 프랜차이즈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가맹본사가 유통마진 중심 수익구조로 운영하다가 오일쇼크 등으로 가맹점이 위기를 맞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방식이다. 버거킹, 피자헛 등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필수구입품목 구입을 통한 유통마진 수취관행에서 벗어나 로열티수익 방식으로 전환했고, 구매협동조합을 통해 원·부자재 공급으로 거래투명성을 제고하고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했다.

MP그룹은 자사주 210만주를 출연해 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재단법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복지재댠에 출연하기로 했다. 상생복지재단을 중심으로 가맹점주 자녀 장학금 지원 등 가맹점주 복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9일 논평을 통해 “이번 협약은 프랜차이즈 불공정 문제가 사회적 문제화 된 이후 가장 큰 폭의 필수물품 해지로 가맹점주들이 구매협동조합 구성까지 할 수 있는 의미있는 수준이고, 나머지 원부자재 공급 또한 본사와 점주가 함께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프랜차이즈산업이 현재의 유통마진 중심에서 로열티 중심의 보다 성숙한 구조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필수물품 여전, 본사 미참여…아쉬움과 한계 남아

이번 상생안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한계와 아쉬움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종열 정책국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치즈·도우·소스 등 주요품목이 아직도 필수물품으로 지정돼 자율구매 품목이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또 구매협동조합 결성에 가맹본사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했다. 구매협동조합은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가 함께 경제적 공동운명체를 형성해 상생의 토대를 만드는데 의의가 있기 때문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현재와 같이 모호한 필수물품의 정의 속에서 무분별하게 필수물품이라고 지정하고 과도한 폭리를 취하는 폐습을 없애기 위해서는 국회와 공정거래위원회가 필수물품의 정의를 명확히 해 필요 최소한도로 그 범위를 축소하고, 부당하게 필수물품 구입을 강요하는 행위를 별도의 불공정행위로 신설해 엄격하게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